이번엔 예멘서… 이스라엘·미군으로 날아드는 친이란 세력 미사일

입력
2023.10.20 07:20
미 국방부 “잠재 위협 판단해 구축함이 요격”
이라크 미군기지에도 연일 드론… 확전 조짐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향한 역내 친(親)이란 무장 세력의 미사일·무인기(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양측 간 전쟁이 국경 너머로 확대될 듯한 징후가 갈수록 짙어지는 형국이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홍해 북부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구축함 ‘카니호’가 이날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한 지상 공격 미사일 3기와 여러 대의 드론들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홍해를 따라 북쪽으로 비행하던 해당 미사일과 드론을 미군이 잠재적 위협으로 판단해 요격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직 정보를 처리 중이고 미사일 등이 무엇을 겨냥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스라엘 내부 타깃을 향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군 사상자나 민간인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예멘 반군 후티족은 중동 반(反)이스라엘 세력 맹주인 이란의 대리 세력이다. 전날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개전 뒤 이스라엘은 하마스 본거지 가자지구를 봉쇄한 채 보복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상군 투입도 예고한 상황이다.

이라크에서는 연일 미군 기지가 현지 무장 세력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라이더 대변인은 “18일 이라크와 시리아 내 미군과 연합군 기지가 드론 두 대의 공격을 받았고 한 대는 격추됐지만 다른 한 대가 연합군에 부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또 “17일에도 이라크 내 미군이 드론 3대를 방어했다”고 말했다.

최근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 뒤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중동 내 반감이 커지면서 역내 정세가 악화일로다. 미국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전쟁으로 확산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반이스라엘을 표방하는 이란과 역내 무장 세력에 대해 무력 도발을 자제할 것을 엄중 경고했다.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에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포드호 등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하고 다른 핵 추진 항공모함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를 이스라엘에 추가 근접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도 확전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날 국방부는 중동 안보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병력 2,000명가량과 다양한 부대를 ‘대비 태세 고조’ 상태로 준비시켰다고 전했다. 대비 태세 고조는 배치 명령을 기다리는 상태로 아직 배치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미국, 재외 국민에 신변 안전 주의보

18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전폭 지지 뒤 반유대주의가 반미 정서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국 국무부는 19일 “세계 여러 곳에서 미국 국민을 겨냥한 테러 공격과 폭력적 행동의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해외의 미국 국민에게 더 주의할 것을 권고한다”며 자국민 대상 신변 안전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 정부는 자국 내에서의 테러나 폭력 행위에 대비해 주요 시설 경계를 강화한 상태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