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수사 대상에 오른 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원장은 통계 조작이 있었는지를 묻는 거듭된 질문에도 "수사 중"이라며 입을 닫아 여당의 거센 지적을 받았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감사원 중간발표를 두고 "검찰의 중간 수사 흘리기와 많이 닮았다"며 표적 감사라고 비판한 뒤 손 원장에게 부당한 통계 조작 지시를 받았느냐고 물었지만 손 원장은 "답변이 곤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계 작성 기관의 장으로서 이런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국민에게 대단히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같은 당 허종식 의원이 한국부동산원 통계와 민간 기관인 KB부동산 통계 중 무엇이 더 정확한지 묻는 질문에도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 기관 통계가 더 정확하지 않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때 공공 통계인 부동산원 통계가 민간 기관 통계와 상당한 괴리를 보여 통계 조작 의혹이 일었는데,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을 하지 않은 셈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집값 등 주요 통계를 조작했다며 일벌백계를 요구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부동산 통계는 국민 삶과 밀접하다는 점에서 국민의 분노가 크다"며 부동산원이 통계 공표 전 청와대에 통계를 미리 제공한 점을 지적하자 손 원장은 "법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통계 조작과 관련해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그는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했다.
대부분의 질문에 회피로 일관하는 손 원장에게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국정감사도 감사인데 그렇게 소신껏 말할 자신이 없나"라고 꼬집었다. 손 원장은 지난 정부 시절인 2021년 2월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