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연 4.9% 선을 넘어서며 5%에 바짝 다가섰다. 채권금리 상승 여파로 미국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금리(30년 만기 기준)도 2000년 이후 처음으로 8%를 돌파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오후 연 4.904%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4.9%대로 올라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가 미 국채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전월 대비 0.7%로, 전문가 전망치(0.2%)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경제가 지난달에도 탄탄한 소비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뜻이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보다 채용하려는 곳이 더 많은 미국 고용시장 '불균형'도 지속되고 있다. 물론 사정은 전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 10월 베이지북(경기동향 보고서)에서 "고용이 미약하거나 완만한 수준에서 증가했다"면서도 "대부분 지역에서 여전히 숙련 노동자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채권금리 상승은 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30년 만기 주담대 평균금리는 이날 8%를 기록했다. 미국 모기지 금리가 8%를 찍은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대출금리 부담 탓에 주담대 신청 건수는 급감했다. 이날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 발표에 따르면 주간 주담대 신청 지수는 한 주 전보다 6.9% 하락한 166.9로, 1995년 5월 이후 최저치를 새로 썼다. 불과 2년 전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3%대에 불과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에 뉴욕 주식시장도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0.98%)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1.34%), 나스닥(-1.62%)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