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추이, 미국 경제지표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변동성 확대 탓에 주식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들은 늘고 있고, 증권사들은 수익 악화 전망에 울상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16을 기록했다. 고금리 장기화 공포에 휘둘렸던 4일(18.09) 대비 소폭 내렸으나 올해 평균(15.4)을 웃돈다. VKOSPI는 코스피 대표 200종목의 미래 변동성에 대한 시장 예상을 수치화한 것이다. VKOSPI가 높을수록 변동성, 즉 리스크가 클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달 들어 양대 증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국 경기 상황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의 '채용 공고 증가'(8월 구인·이직보고서) 발표에 2.3% 폭락(4일)하다가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이 금리 동결을 시사하면 2% 급등(11일) 했다가, 미국-이란 대리전으로 확전할 우려에 1% 가까이 하락(13일)하는 식이다.
'시계제로' 증시에 투자자 이탈은 지속되고 있다. 2차전지주 광풍에 7월 하루 36조 원이 유입되기도 했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6일에는 3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6조5,000억 원까지 메말랐다. 투자 대기 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예탁금도 7월 중순 58조 원에서 전날 47조 원으로 하락하며 11조 원이나 빠져나갔다.
증권사들은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근심이 깊다.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기업들이 직접 자금 조달에 소극적 행보를 보이면서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등 IB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저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주식 중개 수수료마저 줄어들 공산이 크다. 16일 증권업 분석을 개시한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7, 8월 테마주 수급 쏠림으로 인해 수수료 수익의 일시 증가가 기대되나, 과열된 거래가 정상화하며 4분기엔 다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계획안을 작성 중인데 많이 어렵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한 계속 어려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결국 투자심리와 업황을 개선할 열쇠는 금리 향방이라는 얘기인데, 고금리 행진이 종점에 다다르기엔 아직 일러 보인다는 점이 문제다. 간밤 미국 9월 소매판매지수가 예상치(0.3%)를 큰 폭 웃도는 0.7%를 기록하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8%대로 재반등해서다. 우리 시간 11월 2일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5.2%에서 10%로 하루 만에 두 배 뛰고, 우리 증시가 이날 혼조세 마감(코스피 +0.1%, 코스닥 -1.4%)한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