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에 야생 멧돼지 출몰이 크게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는 올 들어 지금까지 시내에서 야생 멧돼지 588마리를 포획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달까지 포획된 야생 멧돼지 수가 557마리였는데 한달 만에 30마리 이상 증가했다. 지난 16일 밤에는 북구 만덕동 일대에 멧돼지 무리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유해조수기동포획단이 현장으로 출동, 3마리를 사살했다.
올해 포획한 전체 야생 멧돼지 수도 지난해 563마리를 이미 넘어섰고, 2021년 423마리보다도 160여 마리 늘었다. 지역 별로는 기장군에서 439마리가 포획돼 가장 많았고, 강서구에서 83마리가 잡혔다. 그 외 지역에서는 66마리가 잡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포획되는 야생 멧돼지 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포획되지 않은 야생 멧돼지까지 포함할 경우 도심 출몰 야생 멧돼지 수는 훨씬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15일 오후 10시쯤 해운대구 반여동 일대에 멧돼지 7~8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유해조수기동포획단이 출동해 수색했지만 멧돼지 무리를 찾지 못했다. 최인봉 유해조수기동포획단장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도 현장에 도착하면 야생 멧돼지가 사라지고 난 경우가 많아 포획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야생 멧돼지들은 주로 야간에 출몰한 뒤 사라지기 때문에 날이 밝으면 서식지를 벗어나지 않는 멧돼지들의 속성을 감안해 인근 산에 대한 수색을 진행하지만 지역이 넓고, 경우에 따라 멧돼지가 서식지를 벗어나기도 해 이마저도 여의치 못한 실정이다.
현재 부산에서는 육지와 떨어져 있는 영도구를 제외한 지역 15개 구‧군에서 모두 104명의 기동포획단이 사냥개들을 동원해 포획 활동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야생 멧돼지의 정확한 개체 수와 서직지 파악 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출몰 신고가 있을 때 포획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산시는 야생 멧돼지를 만났을 때 대처 요령을 알리면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다음달까지는 가을철 짝짓기 시기를 맞은 데다 겨울철을 앞두고 먹이 등을 찾아 멧돼지들의 도심 출몰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 측은 “멧돼지를 발견했을 때 뛰거나 소리치면 멧돼지가 놀라 공격할 위험이 커진다”면서 “주의를 끌거나 위협하는 행위를 삼가고 침착하게 안전한 장소로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등을 보이고 뛰거나 소리쳐서는 안 되고, 야생 멧돼지가 시력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해 천천히 옆으로 이동해 가까운 나무 등 은폐물 뒤로 몸을 숨긴 뒤 112, 119, 관할 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근희 부산시 환경물정책실장은 “야생 멧돼지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신속한 포획과 퇴치에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시민들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처요령을 충분히 숙지하고, 야생 맷돼지 발견하면 신속히 신고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