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가 다리를 절뚝거려요, 골절된 거 같은데 괜찮을까요?

입력
2023.10.18 09:00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2010년부터 13년째 특수동물(Exotic animal) 진료를 전문적으로 보고 있는 아크리스동물의료센터 대표 원장 박천식 수의사입니다. 이번에는 작고 귀여운 햄스터가 골절당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햄스터 골절도 주변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꽤 흔한 질환입니다.

햄스터 골절이란?

골절이란 몸 전체를 지지하는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진 것을 의미합니다. 햄스터의 골격은 강아지와 비슷하면서 다른 부분이 있는데요. 햄스터의 전신 골격을 간단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두개골, 머리뼈(Skull)와 턱(Chin)

두개골은 아래 턱관절(하악)과 결합되어 있습니다. 강한 턱 근육을 가지고 있어, 햄스터 특유의 날카로운 앞니를 사용해 이상적으로 먹이를 작게 잘라 먹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2) 몸통 뼈대(Axial skeleton)

7개의 경추(목뼈), 13개의 흉추(등뼈), 6개의 요추(허리뼈), 4개의 천추(엉덩이뼈), 여러 개의 미추(꼬리뼈, 햄스터에 따라 개수는 다를 수 있다)로 구성됩니다. 늑골(갈비뼈) 1~7번은 흉골(가슴뼈)과 이어져 있으며 마지막 3개는 흉골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특징이 있죠.

3) 부속 골격 또는 사지 골격(Appendicular skeleton)

햄스터의 쇄골은 잘 발달되어 있으며, 인간의 어깨 관절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흉골(가슴뼈)과 견갑골(어깨뼈)에 연결된 쇄골은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햄스터는 쇄골과 더불어 앞발도 잘 발달되어서, 토끼나 기니피그와 다르게 발바닥으로 음식을 잡을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햄스터가 해바라기씨를 양발로 꼭 잡고 먹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죠.

햄스터 골절이 발생하는 이유

햄스터의 기본 골격을 알아보았으니, 그럼 골절이 발생하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실제 병원에 햄스터가 골절로 내원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경우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낙상

햄스터를 손에 올려서 핸들링하거나, 책상 등 높은 곳에 올려놓고 놀아줄 때 실수로 떨어지게 되면 골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높은 곳보다는 낮은 곳에서 놀아주는 것이 안전해요.

2) 밟힘, 눌림 등에 의한 외부 충격

햄스터는 성인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올 정도로 체구가 많이 작습니다. 집에 풀어두는 경우 잘 관찰하기 힘든데요. 이 때문에 많은 경우는 아니지만 사람의 몸에 눌리거나, 밟혀서 골절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3) 햄스터 집이나 쳇바퀴 등에 의한 골절

햄스터는 밤에 쳇바퀴를 타고 돌리며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쳇바퀴 사이에 발이 끼거나 꺾여서 골절됩니다. 또 철망같이 간격이 좁은 햄스터 집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발이나 신체가 껴서 골절되기도 합니다.

4) 교상

햄스터와 다른 반려동물을 같이 키우는 경우, 강아지나 고양이가 햄스터를 물어서 골절 및 다른 외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햄스터 골절 치료법

그렇다면 햄스터 골절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먼저 어떤 부위에 골절이 발생했는지, 부러진 뼈가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집니다. 또 햄스터의 품종에 따라서도 치료법이 약간 달라질 수 있죠.

골절은 단순 골절(뼈 하나만 부러진 경우), 분쇄 골절(복합 골절, 뼈가 여러 작은 조각으로 나뉜 골절), 개방 골절(부러진 뼈가 피부를 관통해서 나온 경우)로 분류됩니다. 사지(팔다리)가 분쇄된 복합 골절의 경우 간단한 부목이나 붕대를 감는 깁스(Bandage)를 통해 호전될 수도 있지만, 정상적인 뼈의 구조로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습니다. 또 개방 골절의 경우에도 부목이나 붕대만으로는 감염을 일으킬 수가 있어서 수술로 피부 조직 등을 봉합하고 깁스를 해줄 수 있습니다.

골든 햄스터의 경우 다른 햄스터보다 골격이 커서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수술적으로 내부 피닝(핀을 박아 뼈를 고정시켜주는 것, Pinning)을 하고 깁스를 합니다.

햄스터 골절 관리 방법

햄스터는 자신이 불편한 곳을 물어뜯거나, 골절 부위를 고정하기 위한 깁스도 물어 뜯어버릴 수 있기에 넥칼라를 착용시켜야 합니다. 단, 목에 살이 많은 경우에는 넥가라를 고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깁스를 한 곳에 쓴맛이 나는 약물을 뿌리거나 발라주어 못 핥게 만들기도 합니다.

또 빠른 회복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생활 공간을 좁게 해주고, 바닥에 베딩(바닥재)을 푹신하게 깔아줘야 합니다. 다른 햄스터랑 같이 사육하는 경우라면 분리해서 혼자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하죠.

햄스터 골절은 매우 아픈 질환입니다. 위에 있는 조치를 다 해주셨다고 해도, 염증이나 통증 관리를 위해 동물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같이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골절 후 3~4주가 지나고 나서 방사선 검사를 통해 호전되었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그럼 사연 속 햄스터의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박천식 아크리스 동물의료센터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