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스라엘을 18일(현지시간) 전격 방문한다. 현지에선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 예고된 가운데, 이란이 이스라엘에 ‘선제적 조치’를 경고하는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이어, 요르단으로 건너가 압둘라 2세 국왕을 만나고 이집트 대통령,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회동한다. 일촉즉발 상황을 해소할 실마리를 찾고 국제사회의 중재 가능성에 결정적 계기로 작용해야 할 것이다.
바이든은 ‘맹방’인 이스라엘의 자국민 보호 및 하마스 공격 대응 권리에 지지를 표명할 전망이다. 민간인 1,000명 이상을 살해한 하마스를 고립시키고 보복공격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미 CBS방송)이라고 언급한 대로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와 무관한 다수의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방안에 적극 개입해야만 한다. 이스라엘의 ‘과도한 보복’이 부를 파국을 막는 것이야말로 미국이 세계지도국으로서 인도주의 가치에 부합하는 일이다.
평화로운 음악축제에 난입해 어린이와 여성 등을 무차별 살해하고 다수를 인질로 납치한 하마스의 만행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서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막강한 군사수단을 총동원해 '피의 보복'을 가한다면 이 역시 정당화될 수 없다. 봉쇄된 가자지구는 식량 물 의약품조차 고갈된 생지옥이다. 미국에서 70대 백인이 팔레스타인계 여섯 살 아동을 죽이는 등 도처에서 후유증도 빈발하고 있다.
미국의 항공모함 2대 파견 등이 피의 보복을 돕는 것으로 오인받아선 곤란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 참전을 막는 견제 역할을 분명히 하되,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작전에 ‘레드라인’을 제시하는 균형추 역할을 해내길 기대한다. 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 등 안정화 논의에 앞서 당장 인도주의 참사와 중동전쟁으로의 파국적 확전을 막는 데 바이든이 결정적 외교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