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도중 불거진 '욕설 논란'을 놓고 민망한 공방이 한창이다. 안 의원은 '응석받이' 등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이 전 대표의 제명을 촉구했고,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을 '아픈 사람'에 빗대며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안 의원은 1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내보내기 위해 자발적인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신 1만6,036명의 국민과 함께 당 윤리위원회에 제명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지난 14일부터 이 전 대표의 제명 징계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자기 힘으로 만들었다는 독선에 빠져 갈등을 빚다 징계를 당하고도, 방송에서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며 내부총질만 일삼는 오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며 "언제까지 응석받이가 당에 분탕질하는 것을 내버려 둘 건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구 자기 선거도 예측 못 하는 마이너스 3선 이 전 대표가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에서 갑자기 도사급으로 취급받는 모습이 기묘하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지난 10일 한 방송에서 보선 패배 책임을 두고 강서구 지원 유세에 나선 자신의 '자빠졌죠' 발언을 지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저는 아픈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안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일부러 언급하지 않으면서 의도적으로 그를 무시한 것이다. 안 의원과 이 전 대표는 2016년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에서 맞붙은 이후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볼썽사납다"며 혀를 차고 있다. 이용호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의원께서 화가 많이 난 것에 대해 이해가 되지만, 일반 국민이 보기엔 좀 민망하다"고 했다. 친이준석계 허은아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지금 당이 풍비박산이 났다. 이러고 있을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도 두 사람간 간 공방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당 관계자는 "당이 갈 길이 먼데 서로 간에 그만 좀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의 거센 공세가 이 전 대표에 대해 비우호적 태도를 가진 강경 보수층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셈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 분당갑은 직전 지역구 의원이던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총선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