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 낭자 시가전 될 것”...이스라엘 ‘육해공 총력전’에 하마스 ‘지하 매복’

입력
2023.10.15 20:00
이스라엘, 육·해·공군 총동원...직격탄 투하설도
지하·팔 민간인 틈에 숨은 하마스...희생 불가피
좁은 시가지서 백병전 장기화..."도시 초토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이스라엘군(IDF)이 육·해·공군을 모두 동원한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부비트랩 등으로 맞서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IDF와 하마스의 고위 장교들을 인용해 “유혈 낭자한 시가전이 수개월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 육·해·공군 총동원해 가자지구 때린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의 하마스 근거지를 초기에 초토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복수의 장교들은 NYT에 “보병대, 전차 부대, 공병대, 특공대가 기동타격대에 포함될 것"이라며 "전투기, 헬기, 공중 드론은 하늘에서, 해군 포병대는 바다에서 이들을 엄호할 것"이라고 발혔다. 해군은 바다를 통해 이스라엘 본토로 침투하려는 하마스 대원들을 소탕할 예정이다.

미국의 탐사전문기자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시모어 허쉬도 “이스라엘이 15, 16일 사이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투하해 가자지구를 완전히 파괴할 것으로 본다”고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말했다.

이번 작전의 목표는 하마스 지도부의 제거다. 지난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야히아 신와르 등의 하마스 고위인사가 IDF의 ‘살생부’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헥트 IDF 대변인은 “신와르는 이미 우리의 시야 안에 있다. 걸어 다니는 시체나 다름없다”고 공언했다.

하마스 '인간 방패' 작전에...이스라엘 "발포 전 확인 절차 간소화"

동시에 지난한 전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가 약 230만 명인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백병전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육·해·공군을 총동원하는 이스라엘의 군사 기술적 우위가 힘을 쓰지 못할 수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가장 큰 복병은 하마스의 ‘지하 터널’이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땅속 수십 미터 지점에 뚫어둔 수백 km 길이 터널과 벙커에 기지를 두고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DF 관계자들은 “하마스가 지하에서 폭발을 일으키거나, 시가지에 미리 설치해 둔 폭탄과 부비트랩을 터뜨려 진격을 막을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하마스 장교는 “가자 북부 전역에 숨겨진 터널 입구에 매복하고 있다가 적의 뒤에서 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떠나지 못한 민간인 틈에 숨을 것을 고려하면 ‘재앙급’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7일 이스라엘에서 납치된 인질이 부비트랩이 설치된 하마스에 억류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사망을 최대한 방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상군 투입 후엔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IDF 장교들은 “이번 작전을 앞두고 IDF의 교전 규칙이 완화됐는데, 적군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쏘기 전에 확인을 덜 해도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