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대강과 지하수에서 네오닉계 살충제가 검출되었다는 기사(본보 9월 18일 자 24면)를 봤다. 네오닉계 살충제는 1990년대부터 널리 사용되었으나, 2018년 유럽식품안전청은 네오닉계 농약 3종인 IMI, CLO, THM이 꿀벌에 매우 유해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실외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미관리 규제 물질로, 환경 내 분포 현황을 비롯해 독성 연구가 필요한 화학물질 중 하나다. 그러한 의미에서 미관리 규제 물질인 네오닉계 살충제 검출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생성되는 유해 물질들이 다양화되고, 분석 장비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미관리 신종 오염물질의 발견도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수계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이 2,000여 가지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독일, 스위스 등 유럽에서는 물속의 미관리 유해 물질을 상시로 조사해 수생태를 최대한 보호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미관리 유해 물질 실태조사를 매년 실시, 검출 시 이들의 처리 규정안을 통해서 필요한 조치를 하고는 있다. 하지만 위해성 평가에 필요한 생물 독성 관련 연구와 정보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 외에도 유럽과 미국 등에서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과불화화합물(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ㆍPFAS)과 산화방지제 및 대사산물들 역시 수생태 위해성 평가를 위해 다양한 독성 평가와 생물체의 축적 현황에 대한 연구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물질들은 생활환경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수계 환경에서 독성을 가지거나 잔류성이 높아 정밀한 모니터링과 수생태 독성 평가를 통한 적합한 규제 설정이 필요하다. 특히, 유럽에서는 하나 이상의 완전히 불소화된 메틸, 또는 메틸렌 작용기를 하나 이상 포함한 모든 PFASs가 규제 대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
필자가 재직 중인 안전성평가연구소는 미관리 미량·신종 유해 물질의 분석 모니터링 확립과 함께 생태적 독성 및 위해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의 혼합 독성을 평가하기 위해 어류 초기 발달 과정에서 치사 독성, 세포 손상 및 갑상선 호르몬 활성 교란 영향평가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네오닉계 살충제 검출로 다양하게 분포된 미규제 유해 물질 환경에 대한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분석 모니터링을 포함해 규제 관리 방안 등 정책적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미리 규제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화학 물질이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미규제 물질의 안전성 평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한 사회를 위해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연구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