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이 격해졌다. 중국이 필리핀 선박을 강제로 쫓아낸 것을 두고 진위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상대를 노골적으로 겨냥한 군사 훈련도 하고 있다.
1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해경은 전날 “중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필리핀 해군을 포함한 한 척이 황옌다오(스카버러 암초) 인근 해역에 침입했다”고 밝혔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리핀 선박을 강제로 퇴거시켰고, 항로를 통제했다고도 덧붙였다.
중국은 필리핀 선박이 자국 영해에 들어와 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간위 중국 해경 대변인은 “필리핀이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면서 “앞으로도 관할 해역에서 국가 주권과 해양 권익을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재반박했다. 로미오 브라우너 필리핀군 합참의장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필리핀 해군 선박이 해상 순찰 임무를 수행해왔지만 (중국군에) 쫓겨나지도 않았고, 별일 없이 항로를 계속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주장을 ‘프로파간다(선전전)’라고 일축했다.
남중국해는 자원이 풍부하고 국제 수송로로서 전략적 가치가 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소유권을 놓고 싸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가상의 선(남해구단선)을 긋고 80% 이상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지난달에는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에 300m 해상 장벽을 무단으로 설치하고, 이를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강제 철거하면서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바다에서는 충돌 위기가 커졌다. 필리핀은 지난 2일부터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과 함께 루손섬 남부 해안 지역에서 2주간에 걸친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호주, 프랑스 등 참관국까지 포함해 1,800여 명이 참여했다. △잠수함 대응 △공중방어 △수색 및 구출 등 중국의 무력 행위 맞대응이 초점이다.
중국도 맞불을 놨다.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12일 구체적인 시작 날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남중국해에서 실전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군이 보유한 가장 우수한 성능의 구축함으로 꼽히는 1만 톤급 055형 옌안함, 이즈스함 허페이함까지 동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