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의 전쟁으로 이스라엘에 체류하고 있던 한국인 190여 명이 무사히 귀국했다.
한국인 192명이 탑승한 대한항공 여객기(KE958)는 11일 오전 6시 2분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했다. 이들은 10일 현지시간 오후 1시 45분(한국시간 오후 7시 45분)쯤 이스라엘을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외에도 이스라엘에서 단기체류자 27명은 같은 날 육로를 통해 인접국인 요르단으로 이동했다. 12일에는 30명이 터키항공 여객기를 타고 이스라엘을 떠날 예정이다.
이날 입국장은 이른 시간부터 애타는 마음으로 가족을 마중 나온 이들로 북적였다. 성지순례를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 아내를 마중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나왔다는 조모(34)씨는 "비행기를 탔다고 해도 혹시 중간에 포격 등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다"면서 "아내가 전투기가 떠다니고 전차가 지나다니는 현지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한국인들이 입국장을 빠져나오기 시작하자 기다리던 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 남성은 아내와 어린 딸이 입국장을 빠져나오자 활짝 웃으며 가족을 와락 껴안았다. 저마다 "고생 많았다",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다"라는 인사를 나누며 서로를 토닥였다.
귀국한 이들은 주로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다녀온 교인들로 알려졌다. 경기 시흥시 교회에서 교인 40명과 함께 성지순례를 떠났다는 조모(33)씨는 "몇몇 상점들은 문을 닫고 탱크나 장갑차가 많이 지나다녔다"고 말했다. 이모(70)씨는 "(현지에는) 출국을 대기하는 외국인들이 많았고 아주 분주하고 어수선했다"면서 "함께 성지순례를 갔던 일행 31명 중 13명이 아직 현지에 남아 있는데 정부에서 그분들을 빨리 데리고 올 수 있도록 힘써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현지에 잔류한 체류자들에 대해서도 항공편 또는 육로를 통한 출국을 안내하고 있다. 제3국 항공사를 통해서도 단기체류자 122명이 귀국 예정이다. 교민 등 한국 국적의 장기체류자는 570여 명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