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61년 만에 '노메달'로 위기에 빠진 한국 남녀배구가 침체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올해 20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프로배구가 14일부터 2023~24 V리그의 6개월 간 대장정을 시작한다. 국제대회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팬심을 잃은 배구계는 이번 시즌 새롭게 도입한 '아시아쿼터'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4일 오후 2시 인천 계약체육관에서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오후 4시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V리그 개막전을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남녀부는 6라운드까지 총 252경기를 벌이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뒤 내년 3월 28일부터 시작하는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에서 우승팀을 가린다.
V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아시아쿼터' 도입으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이미 국제대회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한 수 아래의 국가들에게 일격을 당한 한국 배구는 이번 V리그를 통해 일본과 대만, 몽골,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6개국의 아시아권 선수들을 영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남자부에선 몽골의 듀오 에디(삼성화재)와 바야르사이한(OK금융그룹)을 주목할 만하다. 2017년 한국으로 건너와 순천제일고를 거친 둘은 각각 성균관대와 인하대를 졸업해 6년 만에 V리그 입성 꿈을 이뤘다. 특히 에디는 대학 시절 스승인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과 재회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국가대표와 일본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도 눈에 띈다. 대만 국가대표팀의 미드블로커 차이 페이창(현대캐피탈)과 아웃사이더 히터 리우 훙민(KB손해보험), 일본 리그에서 활약한 리베로 료헤이 이가(한국전력), 일본 국가대표 출신 아포짓 이쎄이 오타케(우리카드), 필리핀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마크 에스페호(대한항공)도 대기 중이다.
여자부도 실력파들이 집결했다. 한국보다 우위의 전력을 입증한 태국 대표팀의 주전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IBK기업은행), 아포짓 스파이커 타나차 쑥솟(한국도로공사),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 시통(현대건설)이 합류했다.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컵에서 인도네시아를 준우승으로 이끌며 베스트 아포짓 스파이커로 선정된 메가왓티 퍼티위(정관장)도 있다. 기존 외국인 선수까지 포함하면 총 16개국에서 온 선수들이 코트에서 활약한다.
외국인 사령탑도 역대 가장 많은 숫자다. 기존의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과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에 이어 OK금융그룹과 페퍼저축은행도 각각 오기노 마사지 감독과 조 트린지 감독을 선임했다. 남녀부 총 14개 팀 중 4개 팀의 사령탑이 외국인이다. 이에 따라 벤치에 착석 가능한 팀 인원이 10명에서 통역사 등을 포함해 12명으로 늘었다. 각 팀 출전선수 정원도 '외국인 및 아시아쿼터 선수 포함 남자부 16명과 여자부 20명'으로 표기를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