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다친 새를 발견했는데 먼저 어디에 연락해야 하나요.
A. 다친 새나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가장 먼저 해당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연락하는 게 좋습니다. 센터 측이 발견한 시민에게 상황설명을 듣고 사진이나 영상 요청을 통해 다친 동물이 구조가 필요한 경우인지를 전문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서입니다. (외래종 앵무새나 거북이 등은 야생동물이 아니라 유기동물이기 때문에 센터에 와도 치료나 도움을 받기 어렵습니다.)
구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면 센터가 직접 구조를 위해 현장으로 가거나 구청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서울의 경우 서울대 내 서울야생동물구조센터가 있기 때문에 노원구 등 이곳에서 먼 지역은 빠른 대응이 어렵습니다. 이럴 경우 구청 공원녹지과 등에서 동물을 구조해 센터로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시민은 구조대가 올 때까지 새나 동물의 안전을 살피면서 기다려주는 게 필요합니다.
Q. 공휴일이나 휴일에도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연락이 가능한가요.
A. 센터가 연중무휴로 근무하지만 공휴일에는 근무하는 인원이 적습니다. 이 때문에 구조가 급한 경우라면 센터 직원이 직접 나가기도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구청이나 동물을 발견한 시민에게 임시보호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Q. 새 등 야생동물을 집에서 임시보호를 하게 된다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A. 처음에 동물을 포획할 때 맨손으로 잡는 걸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박스를 옆으로 눕혀서 동물이 박스로 스스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편이 낫습니다. 박스에는 숨구멍을 내고, 어둡게 해주는 게 좋습니다. 새들의 경우 시야가 가려지면 크게 진정되는 효과가 있어서입니다.
물이나 음식은 주지 않는 게 좋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인데다 신경증상이 있는 경우 놓인 물그릇에 빠져 익사하거나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음식 역시 동물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Q. 다친 새가 구조가 필요한지 아닌지 구분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새에게 다가갔을 때 도망을 가는지, 또 날아서 이동하는지 등을 우선 파악합니다. 비행이 가능하다고 하면 포획은 어렵습니다. 눈에 보이는 증상으로 출혈 여부, 날개 꺾임 유무 등으로 새의 부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기새의 경우 털이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부모새가 주변에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부모새가 있다면 새를 부모 주변으로 이동시켜주고, 둥지가 있다면 둥지에 올려주는 게 좋습니다. 한편 새들의 이소 시기에는 부모새가 일부러 아기새를 둥지에서 털어트리기도 합니다. 부모새가 목소리와 먹이로 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건데요. 이 때도 새끼가 차도 등 위험한 곳에 있다면 풀숲이나 부모가 있는 쪽으로 옮겨줘야 합니다.
Q. 서울시야생동물구조센터의 경우, 주로 어떤 새가 들어오나요?
A. 집비둘기가 가장 많고 멧비둘기, 까치, 까마귀, 큰부리까마귀 등의 구조 요청이 많습니다. 맹금류 중에선 황조롱이가 많이 들어옵니다. 새들이 봄에 알을 낳아서 새끼를 기르기 때문에 특히 봄과 여름 사이에는 아기새들이 센터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 10월초 기준 조류는 1,422마리가 구조됐고 이 가운데 36%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2021년 1,450마리, 2022년 1,750마리였는데 올해는 1,800마리가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의로 야생동물을 구조해 치료하거나 기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야생생물의 포획∙채취를 금지하는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9조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야생동물과 생태계를 위해 도움이 필요한 동물이 야생동물 구조센터에 최대한 빨리 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도움말: 한장희 서울시야생동물구조센터 수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