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3세·5세 두 딸 납치" "끌려간 딸 의식 없어"…하마스 인질 된 가족들 절규

입력
2023.10.10 10:19
하마스, 민간인 약 150명 무차별 납치
"무사히 집으로" 애타는 피해 가족들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노인·여성·어린이까지 인질로 잡으면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한순간에 하마스에 납치된 이들의 가족들은 "가능한 한 빨리 집으로 돌아오게 해달라"며 간절히 호소했다.

10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중부 가노트에 사는 요니 아셔(37)는 아내와 어린 두 딸 라즈(5), 아비브(3)가 하마스 대원들에 의해 가자지구로 끌려간 사실을 확인했다. 납치되기 전 이들은 가자지구 인근의 친척 집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는 "토요일 아침 10시 30분쯤 아내와 마지막 통화를 했다"면서 "아내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집 안에 들어왔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 전화가 끊겼고, 한참 뒤 겨우 휴대폰 위치 추적을 했더니 가자지구에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후 아셔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영상을 통해 가족들이 인질로 잡혀 트럭 짐칸에 실려 있는 모습을 봤다. 그는 "가족들이 얼마나 붙잡혀 있게 될지, 어떤 상태인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상황은 나빠지기만 하고 있다"면서 "외교관들 사이에 협상 같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은데 우리는 어떤 것도 알 수가 없다는 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또 "가족들이 이 상황을 안전하게 극복하고 가능한 한 빨리 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면서 "하마스가 여성들과 아이들을 풀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마스가 약 150명을 인질로 붙잡으면서 가족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이들은 애타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동남부 네게브 사막에서 열린 노바 뮤직 페스티벌 현장에서 납치된 것으로 파악된 독일 출신 여성 샤니 루크(23)의 어머니 리카르다 루크는 8일 SNS에 영상을 올렸다. 그는 "딸이 관광객들과 함께 하마스에 납치됐다. 의식 없는 딸이 차를 타고 가자지구를 지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졌다"면서 "딸에 대한 소식을 알고 있다면 도와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전 남편과 두 딸이 하마스에 피랍된 사실을 알게 된 여성 마이얀 진 또한 가족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진은 온라인상에 확산한 한 영상을 통해 하마스 대원이 다리에 피를 흘리는 전 남편과 흐느끼는 15세 맏딸 다프나, 8세 막내 엘라에게 말을 거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후 찾아낸 또 다른 영상에는 이들이 국경을 넘어 가자지구로 끌려가는 장면이 있었다. 그는 AP통신에 "그저 내 딸들을 집으로, 가족들에게 보내달라"고 애원했다.

하마스 대원들이 한 노인을 골프 카트에 태운 채 환호를 받으며 가자거리를 행진하는 모습도 퍼졌다. 야파 아다르(85)로 추정된 이 여성의 손녀 아드바 아다르는 영국 스카이뉴스에 "약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할머니의 건강이 걱정된다"면서 "얼마나 견딜지 알 수 없을지 모른다. 부디 살아 계시기를 바란다. 매 순간 고통받고 계실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