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가 10월 A매치를 위해 다시 모였다. ‘캡틴’ 손흥민을 비롯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멤버인 이강인, 정우영까지 속속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로 모였다. 정우영은 주머니에서 금메달을 꺼내 들고 팬들에게 자랑하며 입소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3일과 17일 튀니지(FIFA 랭킹 29위), 베트남(95위)과 A매치 친선 경기를 치른다. 동남아 팀과 국내 평가전을 치르는 건 1991년 인도네시아전 이후 32년 만이다.
클린스만호는 지금까지 6경기를 치르며 1승 3무 2패를 기록 중이다. 우루과이, 콜롬비아, 웨일스 등 남미와 유럽 국가를 상대로 승리하지 못했고, 사우디아라비아만 1-0으로 잡아냈다.
9일 NFC에는 손흥민을 비롯해 이재성, 이강인, 정우영, 설영우, 홍현석 등 17명이 우선 입소했다. 해외에서 뛰고 있는 오현규, 황의조, 황희찬, 조규성, 김민재, 박용우, 황인범은 소속팀 일정으로 9일 저녁과 10일에 나눠 입소한다.
이날 입소에서 가장 관심을 끈 선수들은 단연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들인 이강인과 정우영, 홍현석, 설영우였다. 특히 정우영은 이날 소집 현장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정우영은 대표팀을 응원하러 방문한 팬들 앞에서 아시안게임 8골 득점왕 세리머니와 시그니처 세리머니인 시계 세리머니까지 직접 선보였다. 이어 주머니에서 금메달을 꺼내 보여주며 자랑을 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금메달 앞에서 폭소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뒤이어 보라·초록색 패턴의 니트와 검정 바지로 패션 감각을 뽐낸 손흥민은 마중 나온 팬들과 취재진을 향해 일일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사타구니를 다쳐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출장 시간 관리를 받고 있는 손흥민은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 “괜찮다”고 짧게 답을 했다.
손흥민뿐만 아니라 바이에른 뮌헨 핵심 수비수로 거듭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는 김민재 등 해외파는 부상 등 컨디션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튀니지와 베트남전 모두 로테이션 없이 최정예로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의 입소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해외파 선수들의 피로도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고, 시차 적응 등도 해야겠지만 국가대표팀 경기는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라며 “선수들은 홈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 90분을 뛰고 싶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물론 선수들의 소집 이후 컨디션 등을 확인한 뒤 훈련량 등을 조절하고 컨트롤할 예정”이라면서도 “로테이션을 한다거나 선발에서 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원격 근무’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지휘봉을 잡고도 미국과 유럽을 다니면서 국내에 상주하지 않았다. 여론이 좋지 않자 지난달 영국에서 펼쳐진 A매치를 치른 뒤 선수단과 함께 귀국했으나, 국내에서 2경기를 지켜본 뒤 닷새 만에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최근 평가전을 앞두고 입국했다.
그는 이에 대해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면 국제 축구 트렌드를 배워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싸울 팀들도 모두 외국에 있지 않나”며 “어디든 노트북만 갖고 있다면 모두 내 사무실이다. 이것이 내 업무 방식”이라고 답했다. 이어 “유럽으로 출장을 가서 선수는 물론 선수가 속한 구단 관계자, 감독들과도 대화를 나누면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면서 “내 업무 방식으로 대표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의 업무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겠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