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가 시청 앞마당 소공원에 과거 향교나 서원, 왕릉 등에 설치하던 홍살문을 설치해 논란이다.
홍살문은 고정된 2개의 둥근 기둥 위에 붉은 색으로 나무 화살과 태극문양을 부착한 나무 삼지창을 설치한 문을 말한다. 붉은 색은 악귀를 물리치고, 화살은 나쁜 액운을 쫓아 낸다는, 미신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신라시대에 처음 만들어져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 때 서원이나 향교, 재실, 능묘에 주로 설치했다. 충신이나 열녀, 효자를 배출한 마을에도 설치하는 등 주로 격식을 차리거나 신성시되는 장소를 보호하는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열고 닫을 수 있는 문은 없어 출입통제보다는 경계의 의미가 있다.
안동시는 11억 원을 들여 시청 앞마당 환경개선사업을 하면서 바닥 투수 블럭을 교체하고 데크 와 홍살문을 설치했다. 높이 6.47m, 너비 5m 규모로 홍살 10개와 태극무늬, 삼지창 등 전형적인 홍살문 형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미신적인 요소가 있고, 주로 신성한 곳에 설치하던 홍살문을 안동 대표 행정기관인 시청 앞마당에 설치한 것은 넌센스라는 여론이 높다.
A(67)씨는 “신성함을 나타내기 위해 묘지나 서원 등지에나 설치하던 홍살문을 시청 앞마당에 설치하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안동의 정신문화와 별 상관도 없는 것을 시청 앞마당에 설치한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B(61)씨도 “귀신과 액운을 쫓는다는 이유로 주로 궁궐이나 관아 등에 설치되던 홍살문을 16만 안동시민들의 중심인 시청 전정에 세운 것은 사고와 잡귀를 쫓겠다는 순수한 의미로 볼 수 있지만 현대사회에 맞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안동대 민속학과 C(60) 교수는 "유교적으로 해석하면 홍살문은 죽은 충신이나 효자, 열녀를 기리기 위한 성격이 강한데,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길목에 설치한 것은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종교적인 의미는 없으며 청렴과 경관을 위해 남은 예산으로 설계를 변경해 홍살문 설치했다”며 “좋은 뜻으로 설치한 것이 부정적인 시각으로 뒷말이 나오고 있어 안타깝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