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파레트로 만든 무대에 폐섬유 인형 만들기'...2023 인천 서구 업사이클 페스티벌 개막

입력
2023.10.07 18:50
7, 8일 이수도권매립지 야생화단지서
자원 재활용 넘어 고부가 가치 창출

자원의 재활용을 넘어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가미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탄생하자는 뜻의 ‘업사이클’을 알리고자 마련된 ‘2023 인천 서구 업사이클 페스티벌’이 7일 오후 이틀간의 일정으로 성대하게 개막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꾸다’라는 주제로 올해 처음 열리는 ‘2023 인천 서구 업사이클 페스티벌’은 업사이클 제품과 친환경 제품을 판매·전시하는 그린 플리마켓존, 폐섬유로 만드는 걱정인형, 바람개비, 나무팽이, 에코가방 등 다양한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의 각종 쓰레기가 매립된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내 드림파크 야생화단지에서 ‘업사이클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것에 의미가 깊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 나무팽이를 만든 김영규(45)씨는 “단순히 나무로 팽이를 만든다는 것보다 재활용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니 뭔가 색다르다”며 “아이에게 재활용에 대한 개념을 알려주기 위해 왔는데 내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고 했다.

폐섬유 걱정인형 만들기에 나선 김연서(10)양은 “처음에는 그냥 일반 끈인 줄 알았는데 버려지는 섬유에 색깔을 입혔고, 그것으로 인형까지 만든다는 말에 신기했다”며 “버려지는 것을 잘 활용하거나, 버릴 때 잘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양의 엄마 이혜인(40)씨는 “아이에게 리사이클, 업사이클 등을 제대로 알려주고 싶어 왔다”며 “말로 하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니 아이가 더 빨리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체험행사는 드림파크에 산책 나온 시민들까지 참여하면서 오후 3시쯤 대부분 체험 부스가 재료 소진으로 조기 마감하기도 했다.

행사 취지에 걸맞게 개막식과 공연이 열린 메인 무대 뒷배경은 폐 나무패널로 제작됐고, 국내 1호 환경퍼포먼스 그룹 ‘유상통 프로젝트’ 팀이 공연에 나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유상통 프로젝트 팀은 ‘분리수거 퀴즈 풀기’, ‘분리배출송’ 등 랩과 노래를 통해 아이들에게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들이 사용한 악기 대부분은 페인트통, 생수통, 국통 등 대부분 버리려지는 물건으로 만들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쪽에 마련된 보조무대에서도 ‘북극곰 이야기’, ‘쓰레기 산’ 등 환경을 주제로 한 업사이클 콘서트와 버스킹, 사물놀이 등 다양한 공연도 열렸다.

공식 행사를 알리는 개막식은 이날 오후 4시 메인무대에서 열렸다. 개막식에는 이행숙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 고선희 인천 서구의회 의장, 김교흥(인천 서구갑)·신동근(인천 서구을) 국회의원, 이종원 인천서구문화재단 대표, 송병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강범석 구청장은 개회사를 통해 “여러분이 앉아 있는 이 곳이 바로 수도권의 쓰레기가 묻혀 있는 곳”이라며 “폐기물 매립장으로 고통받은 우리 서구가 앞으로 업사이클 등을 통해 쓰레기를 줄이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당당한 주체이기에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분들은 '많은 탄소와 폐기물을 남겨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손자들에게 남기면 안되겠다'는 그런 마음을 한번씩 되새겼으면 좋겠다”며 “우리 인천 서구 구민과 함께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미래 세대의 환경 위기를 극복하는 2023 인천 서구 업사이클 페스티벌의 개회를 선언한다”고 덧붙였다.

축사에 나선 이행숙 인천시 정무부시장은 “자연순환에 대한 업사이클이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한 앞으로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며 “인천시도 기후위기라든지 이런 자원 순환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좀 더 좋은 정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지구가 전제돼야 한다”며 “리사이클, 업사이클 실천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그린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3 인천 서구 업사이클 페스티벌’은 인천시와 인천 서구가 주최하고 인천서구문화재단이 주관하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드림파크문화재단, 한국일보가 후원한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자원순환과 업사이클에대한 관심과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미래 세대가 환경 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학생 업사이클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도 열렸다. 공모전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장려상과 우수상, 최우수상, 특별상 등 모두 15명이 상을 받았다.

임명수 기자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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