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커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게 돼 감기 등 감염 질환에 취약해진다. 일교차가 심하면 세균과 바이러스의 번식이 활발해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뿐만 아니라 외의의 복병인 ‘뇌수막염(Meningitis)’에 노출되는 환자도 적지 않다.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뇌수막염은 발생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원인 균에 따라 증상 및 예후(치료 경과)도 다양하다.
뇌수막염의 주원인의 하나인 수막구균은 감염 시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 진단이 어려우나 증상 발생 후 24~48시간 이내 환자의 8~15%가 사망에 이를 정도로 진행이 빠르다.
또한 적절한 치료를 받더라도 치사율이 10~15%에 이르며 뇌 손상·청력 손실 등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하기에 수막구균 예방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수막구균은 13개 이상의 혈청군이 있다. 이 중 A, B, C, W-135, X, Y 혈청군이 침습성 수막구균 질환의 주원인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수막구균은 B군으로, 2017~2020년에 발생한 침습성 수막구균 환자의 혈청 분석 결과, 78%가 B 혈청군으로 확인됐다.
반면 무균성 뇌수막염의 80% 이상은 장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감기를 앓기 전후에 많이 나타난다. 대부분 7~10일이면 거의 회복된다.
뇌수막염 초기에는 발열이나 두통 등 일반 감기와 비슷하게 시작되고, 구토ㆍ복통 등 소화기 증상도 나타나므로 감기나 위장관염으로 잘못 진단되기도 한다. 심하면 목이 뻣뻣해져서 고개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구토ㆍ고열로 탈진돼 몸이 처지게 된다.
따라서 감기 증세나 다른 특별한 이유도 없이 열 나면 뇌수막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열ㆍ심한 두통이 지속되면 빨리 병원에 가보는 게 좋다.
무균성 뇌수막염이라면 후유증이 거의 없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호전되며 열ㆍ두통ㆍ탈수 등에 대한 증상 완화 요법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영ㆍ유아나 노인에게는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
뇌수막염을 옮기는 바이러스는 건강한 성인에서는 문제되지 않지만 영ㆍ유아나 면역력이 떨어진 만성질환자, 노인 등에서 전염력이 강한 게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1~2일 전부터 증상을 보인지 10일 후까지 전염력이 지속된다.
주로 감염된 사람 대변ㆍ침ㆍ가래ㆍ코 분비물 같은 호흡기 분비물로 옮긴다. 감염된 사람이 만진 것을 건드리거나 악수한 뒤 코ㆍ입ㆍ눈 등을 비비면 쉽게 감염될 수 있다.
송준섭 의정부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대변을 가리지 못하는 영ㆍ유아는 공동생활을 하는 놀이방이나 유치원 등에서 전염된다”며 “뇌수막염 유행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엔 되도록 가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예방하기 위해선 외출 후에는 손발을 씻고 양치질해야 하며, 장바이러스는 주로 대변에 많이 있기에 대변 본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다. 또 수돗물은 물론 정수기 물도 끓여 먹는 게 좋으며, 음식은 항상 익혀서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