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성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노벨평화상 '옥중 수상'

입력
2023.10.06 19:20

올해 노벨평화상은 이란 여성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51)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모하마디는 이란 여성들에게 가해진 억압에 저항하고 인권과 자유를 위한 투쟁에 앞장서 왔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현재 모하마디는 수감 중인 상태여서, ‘옥중 수상자’가 된 셈이다. 이란 여성 운동가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2003년 시린 에바디 이후 두 번째다.

이란의 저명한 인권운동가인 모하마디는 여성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이란 정부에 적극적으로 맞서 왔다. 미국 CNN방송은 “일생 내내 여성 인권과 사형제 폐지에 헌신해 온 대가로 모하마디는 지난 20년의 대부분을 (이란 정부의) 죄수로 지냈다”고 전했다. 이란 정권에 의해 13차례나 체포됐고, 5회의 유죄 판결을 모두 합하면 3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졌다.

모하마디는 지난해 이란 전역을 뒤흔든 ‘히잡 시위’ 당시에도 정부를 앞장서 비판했다. 작년 9월 이란에선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뒤 의문사했다. 모하마디는 이후 촉발된 반(反)정부 집회들을 이끌었고, 같은 해 10월 반국가 선동 혐의 등으로 징역 10년 9개월형과 채찍질 154대를 선고받았다. 현재 이란 수도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복역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이란 정부에 “모하마디를 석방하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모하마디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영국 BBC방송 등 해외 매체에 이란 여성 수감자들에게 가해지는 성폭력 범죄를 폭로했고, 지난 1월에는 58명의 여성 수감자 명단과 그들이 겪은 잔혹한 고문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CNN이 입수한 녹음 파일에서도 ‘히잡 시위’ 슬로건이었던 “여성, 생명, 자유”를 외치는 모하마디의 목소리가 확인됐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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