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연합(AU)에 담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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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0 04:30
27면
아프리카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서구 식민지배에서 독립하면서, 이 지역 정치엘리트들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식을 공유해 왔다. '범아프리카주의'가 태동된 이유다. 범아프리카주의는 아프리카 공동체는 공동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단합해야 한다는 신념이다. 이를 기반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은 1963년 아프리카단결기구(OAU)를 결성했으며, 2002년에는 아프리카 리더십 통합을 추구하는 아프리카연합(AU)을 설립했다. 정치적 기구 설립과 더불어 아프리카 정치엘리트들은 경제통합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지역 통합' 개념을 도입했다. 아프리카 통합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경제통합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지역경제공동체'라는 기구를 아프리카 하부 단위 지역에 설립하기 시작했다.

지역 단위 경제 통합 노력의 결과로 1967년 '동아프리카공동체'가 최초의 지역경제공동체로 설립되었다. 1975년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가 설립되는 등 70년대 이후 지역경제공동체 설립이 활성화되었다. 아프리카에는 현재 11개의 지역경제공동체가 존재한다. 각 공동체는 자체적으로 로드맵을 설계해 현재 자유무역지역, 관세동맹, 공동시장, 통화동맹 등을 결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아프리카 지역경제공동체는 지역 내 무역활성화와 세계경제체제로의 통합을 보장하는 핵심전략 중 하나다. 지역경제공동체는 구성원들의 성장과 복지, 경제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구성원들 간 지역안보 및 정치적 조화 등을 포함한 다양한 비경제적 목적을 발전시키려는 목적도 갖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규모의 경제, 경쟁력 향상, 효율적 자원 동원 그리고 지역 내 가치사슬의 향상을 통한 구조 개혁 가속화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희망도 주고 있다.

물론 모든 시도가 순탄하게 진행되는 건 아니다. 재정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거나 구조적으로 개별 회원국 및 공동체의 불안정한 거시경제 환경, 취약한 거버넌스, 종족갈등과 분쟁, 특히 최근 코로나19 등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개별 국가가 복수로 여러 지역공동체에 가입하고 있어 지역경제통합의 속도를 더디게 하는 장애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아프리카 각국의 정치엘리트와 국제사회는 지역경제통합을 이 지역 경제발전과 빈곤 극복을 위한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신흥시장으로 부상하는 아프리카와의 통상 확대를 위해 한국도 대륙 내 지역경제공동체와의 협력전략 개발이 특히 중요하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