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는 '황선홍호'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일 결승전을 앞두고 엄원상(울산 현대)의 부상이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한국은 A매치 등 연령별 대표팀 간 일본 상대로 5연패 중이라 승리가 절실하다. 금메달을 넘어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운명의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4일 거친 플레이의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발로 차거나 위험한 백태클은 기본이고 팔꿈치로 얼굴이나 가슴을 치는 등 이른바 '소림축구'로 우리를 괴롭혔다. 결국 변을 당했다. 엄원상이 후반 17분 페널티박스까지 빠르게 돌파했고, 상대의 강한 백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3분 뒤 상대 선수에게 또 걸려 넘어져 안재준(부천FC)과 교체됐다. 경기가 끝난 뒤엔 스태프에게 업혀 나왔다.
엄원상은 한국의 공격 핵심이다. 빠른 발로 상대 진영을 파고들어 상대 수비를 허무는 능력이 뛰어난 엄원상이 이탈한다면 황선홍호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우즈베키스탄과의 4강전 정우영의 선제골도 프리킥 상황에서 엄원상의 빠른 패스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지금까지 큰 부상자 없이 잘해 왔는데 엄원상이 부상이 있는 듯하다. 상태를 체크해 봐야 한다"며 결승전 기용 여부를 고민했다. 정우영도 "(엄)원상이 형이 발목이 조금 돌아갔다고 한다. 형과 경기장 안팎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왔는데 부상이 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무엇보다 한국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한일전 승부가 간절한 상황이다. 지난 2021년 이후 A매치 등 일본과 맞대결에서 5연속 '0-3 패배'라는 굴욕을 맛봤다. 특히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이번 대결은 남다르다. 2021년 3월 '벤투호' A매치와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일본전 0-3 완패 참사 현장에 있었다.
이강인은 "앞으로 결승전 한 경기만 남았는데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풀타임을 뛰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 "전혀 아쉽지 않다. 결승전에서도 몇 분을 뛰든 승리에 일조해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시안컵 8강전에 나섰다 패배를 맛봤던 홍현석도 "작년에 일본에 크게 패했기 때문에 설욕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래도 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선 일본에 7승 1패로 압도적 우위다. 3연속 결승에 진출한 것도 한국이 처음이다. 3연패를 이룬다면 이 역시 새 역사를 쓰는 것. 황 감독은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모든 것을 쏟아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