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5세대(5G) 이동통신 최저 요금을 3만 원으로 낮추고 데이터 제공량을 1, 2기가바이트(GB) 단위로 쪼개 사용자의 선택권을 넓힌 요금제를 쏟아 냈다. 현재 KT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바짝 뒤쫓고 있는 LG유플러스가 파격 요금제를 앞세워 통신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다.
LG유플러스는 5일 오전 고객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너겟 요금제' 16종을 선보였다.
새 요금제의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 저용량 구간을 GB 단위로 촘촘하게 나눴다는 점이다. 기존 요금제의 최저 데이터 제공량은 8GB로 이보다 적은 데이터를 이용하는 고객이 고를 수 있는 요금제가 마땅치 않았다.
너겟 요금제는 고객들이 데이터 이용 패턴에 따라 보다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말고도 최저 3만 원대 1GB~4만 원대 24GB 등으로 데이터 제공량과 데이터 소진 후 적용되는 다양한 속도 제어 옵션을 조합해 열여섯 가지로 만들었다. 4회선을 결합하면 최대 1만4,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결합 할인도 마련했다.
LG유플러스는 고객이 데이터 사용량을 쉽게 알 수 있게 사용량이 50%, 80%, 100%가 되면 알려주고 데이터 사용 통계 분석 리포트를 통해 합리적 소비를 도울 예정이다. 요금제를 바꿀 때 데이터가 남으면 환불받을 수도 있다.
회사 측은 저용량 데이터를 이용하는 고객의 가계 통신비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달에 3GB를 쓰는 고객이 기존에는 8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3만4,000원에 이용해야 했지만 이제는 사용량에 맞게 너겟 3GB 요금제(3만1,000원)에 가입하면 된다.
너겟 요금제는 무약정 상품이라 요금제 변경 및 해지가 자유롭다. 통신사 관계없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서 너겟 앱을 내려받은 후 가입하면 된다.
LG유플러스는 수익 측면에서 불리하다. 정부가 그동안 통신 3사에 꾸준히 '중간 요금제'를 내놓으라고 압박한 이유이기도 하다. LG유플러스는 정부의 요금 인하 요구에 호응하는 동시에 요금 경쟁으로 경쟁사의 가입자를 빼앗아오겠다는 전략을 선택했다. 만년 3위였던 이 회사가 1997년 10월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KT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7월 기준 통신 3사의 전체 가입 회선은 SK텔레콤 3,139만8,807개(47.63%), KT 1,763만9,902개(26.76%), LG유플러스 1,688만1,310개(25.61%)로 나타났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격차는 5월 118만 개, 6월 84만 개에 이어 7월 75만8,592개로 역대 가장 낮다.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사물인터넷(IoT) 등 신규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다.
LG유플러스가 파격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SK텔레콤, KT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 업체가 치고 나가면 나머지 통신사들도 그에 버금가는 요금제를 내놓았다"며 "통신 가입자가 포화된 상황에서 서로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는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