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막힌 PF 사업장, 금융당국 돈 투입하되 직접 관리한다

입력
2023.10.05 16:53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후속 조치] 
PF 사업장에 21조 자금 지원, 재구조화
월별 분석 관리 체계 마련해 지속 모니터링

금융당국이 주택공급이라는 정부 정책 목표에 발맞추기 위해 최근 국내 금융시장 부실의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사업장과 건설사의 '돈맥경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발표대로 21조 원 이상의 지원 여력을 확보하되 사후관리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발표한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의 후속조치로 금융분야 과제 추진 계획을 점검하는 회의를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수도권 신도시 3만 호를 포함해 총 5만5,000호 수준을 공공물량으로 공급하고, 민간 공급 확대를 위해 PF 보증 규모를 늘리고 재구조화 펀드 규모를 키우겠다는 정책을 공개한 바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정책금융기관이 부동산 PF 금융공급 확대에 앞장선다. PF 사업자보증 규모를 늘리고, 대출 심사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방식이다.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부실 우려가 있는 PF 사업장의 경우 정상화·재구조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최근 1조1,000억 원 규모로 조성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민간투자자의 캠코펀드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재구조화 가능성이 높은 일부 PF 사업장에 대한 매입 입찰을 우선 개시한 상태다. 정책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해 민간 대기자금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금감원은 이 같은 대책이 원활히 작동돼 실제 주택공급이라는 목표로 이어지도록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해나가기로 했다. 주거지역 사업장의 '본PF 미전환', '공정지연' 등 PF 사업장별 진행 상황에 대한 월별 분석·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장 진행단계별로 신규대출 취급 추이와 대주 구성 변동 상황 등을 계속 지켜볼 예정이다. 금융당국에서 PF 사업장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처음이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공동 노력이 확산되면 시간을 두고 PF 사업장 애로와 주택공급상 어려움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단순히 부실을 늦추려는 목적이 아니라 재구조화를 적극 추진해 정상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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