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데블스 플랜'이 글로벌 순위서 수직 상승 중이다. 일찍이 '더지니어스'로 예능 장르 개척을 이끌어낸 선구자 정종연 PD가 또 다시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넷플릭스와 손잡은 정종연 PD는 더 거대한 스케일과 세계관으로 K-예능의 활로를 활짝 열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데블스 플랜'은 변호사, 의사, 과학 유튜버, 프로 게이머, 배우 등 다양한 직업군이 모인 12명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하석진 조연우 이혜성 이시원 서동주 박경림 등이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종연 PD는 건재함을 과시했다. 정종연 PD는 tvN에서 '더 지니어스' '소사이어티 게임' '대탈출' 시리즈를 연출하면서 스타 PD 대열에 합류했고 tvN 예능 경쟁력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퇴사는 한동안 업계의 큰 이슈였다. 특히 티빙 오리지널 '여고추리반' 시리즈를 연이어 흥행시키면서 장르 예능의 일인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정종연 PD의 장르 예능은 빈틈없는 세계관 구축을 초석 삼아 플레이어들이 자유롭게 뛰놀게 만든다. 보는 이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쌍방향적인 게임을 만들면서 막강한 팬덤을 형성한다. 또한 많은 예능 PD들이 지적을 받는 자가복제의 우려도 늘 한 번에 씻어낸다. 그간 거쳐온 예능들이 모두 두뇌를 활용하는 게임을 사용하지만 다른 결의 톤과 템포, 스토리라인를 선보였다는 것은 정종연 PD가 폭 넓은 스펙트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또 도전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번 '데블스 플랜'은 정종연 PD에게도 일련의 과제 같은 존재였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정종연 PD는 "10년 전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보완하고 싶었던 것을 다 모은 프로그램이다. 과거 제 프로그램의 냄새와 개선된 점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매니아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대목도 잊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나를 만나게 된다'는 두뇌 서바이벌의 매력은 회차가 거듭될수록 빛을 발한다. 가령 서동주는 초반 게임을 앞두고 긴장하는 모습을 거듭 보이는데 상금 매치 미션에서 단숨에 클리어를 하면서 단숨에 우승 후보로 등극, 자신감을 내비친다. 정 PD가 언급한 '또 다른 나'는 이런 대목으로 추측된다.
정 PD의 신작 '데블스 플랜'은 첫 공개 이후 10월 1일까지 한국을 비롯한 홍콩·일본·대만·태국·모로코 등 23개국 TOP 10 리스트 진입 및 6일 동안 23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 3위를 달성했다. 한국표 두뇌 서바이벌 예능의 묘미가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통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