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이 2% 가까이 하락하는 등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3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겁다는 지표 발표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고조된 탓이다. 이에 미 국채금리도 16년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날 다우지수는 1.29% 하락 마감했다. 지난 3월 22일(-1.63%)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전장보다 1.37%, 기술주가 포진한 나스닥은 1.87% 각각 내렸다.
경제 지표가 강한 모습을 유지하자, 투자자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날 오전 발표된 8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61만 건으로 전달보다 69만 건가량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인 880만 건을 웃돈 결과다. 이처럼 고용시장이 뜨겁다는 건 미국 경기가 그만큼 강하다는 걸 뜻한다. 연준이 현재 연 5.25~5.5%인 기준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실제로 연준 당국자들은 최근 고금리 필요성을 언급해 오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미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날 "기준금리를 연내 한 차례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도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선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연 4.8%를 돌파하며 2007년 8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7일 4.5% 선을 돌파한 데 이어, 상승 추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4.9%를 넘어서며, 5%선 돌파를 눈앞에 둔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경제의 회복력은 연준이 금리 인하로 전환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희망을 무너뜨리면서 국채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주식 투자자들은 지난 3월 이후 최악의 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