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근길마다 서울에서부터 인천 송도까지 공기를 정화하는 친환경 버스가 달린다. 포스코이앤씨가 2월 국내 최초로 도입한 '수소 통근버스'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이 버스는 이산화탄소와 배기가스 대신 물과 공기를 배출한다. 뿐만 아니라 차 안의 수소연료전지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나온 수소이온이 공기 중 미세먼지가 포함된 산소와 결합해 공기 중 오염물질까지 제거한다.
이렇게 수소 통근버스 한 대가 1㎞를 달리면서 정화하는 공기량은 4.863㎏에 달한다. 수소 통근버스가 연간 8만6,000㎞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총 41만8,218㎏의 공기를 정화하는 셈이다. 성인 85명이 1년간 마시는 공기량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운행하는 수소 통근버스를 현재 15대에서 연말까지 20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성인 1,200명이 마시는 5,880톤의 공기를 정화할 것으로 추산한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통상적인 버스를 운영할 때보다 41% 줄어든다.
포스코이앤씨의 수소 통근버스 운행은 '깜짝 쇼'가 아니다. 포스코이앤씨는 건설업계에서 친환경 경영을 도입한 대표적 기업 가운데 하나다. 탄소 감축을 요구하는 사회적 요구를 적극 받아들이는 한편,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3월에는 사명까지 포스코건설에서 포스코이앤씨로 바꿨다. 사명에 환경(eco)과 도전(challenge)을 못 박은 것이다. 지난달에는 ‘친환경 미래 사회 건설을 위해 업의 한계에 도전하는 혁신 기업’이라는 비전을 발표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행보를 가속화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사업 수주부터 수행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걸쳐서 ESG 위험과 기회 요인을 분석해 ‘지속 가능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건설 산업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2050 탄소 중립 전략’을 이미 수립했다.
예컨대 5월 실행한 '에코 앤 챌린지' 활동이 대표적인 현장 실천 사례다. 건설 현장에서 사용 중인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장비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장비 공회전을 줄이기 위한 운동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모든 현장에서 공회전 최소화, 화물 하역과 휴식 시 엔진 정지, 현장 내 적정 속도 운행 등을 명문화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하루에 1,200대가량의 장비를 운행하는데 이들이 1시간씩만 공회전을 멈추면 매일 6.6톤의 탄소, 연간 2,400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임직원과 외부 이해 관계자가 함께 참여해 탄소중립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포스코이앤씨 그린 라운드 테이블(P-GRT)'을 운영해 성과도 내고 있다. 디지털 명함과 출입증, 태양광 이동식 근로자 쉼터 도입이 그 결과물이다. 특히 태양광 이동식 근로자 쉼터는 근로자 휴게 여건을 개선하면서도 탄소 배출량 절감까지 해냈다. 컨테이너 형태의 이동식 구조물에 태양광 패널을 부착해 냉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전량 스스로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포스코이앤씨의 친환경 경영은 협력사까지 포함해 추진된다. 포스코그룹이 자체 개발한 시멘트 '포스멘트'의 사용을 늘리기 위해서 중소 레미콘사에 시멘트 저장 설비를 지원한 게 대표적이다. 포스멘트는 석회석 대신 철강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고로 슬래그를 원료로 만들어진다. 석회를 구울 필요가 없어서 제작 과정에서 일반 시멘트보다 최대 60%까지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중소 레미콘사들은 그간 남는 저장 설비가 없어서 이를 사용할 수 없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업계 최초로 레미콘 출하부터 타설까지 실시간으로 운송을 관리는 '레미콘 운송정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400여 개 협력사가 안전과 품질, 기술 3개 부문의 역량을 키우도록 지원하는 동반성장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2021년 하반기부터는 '협력사 ESG 평가 모델'을 개발해 협력사 등록과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평가결과는 동반성장 프로그램과 연계해 1대 1 컨설팅, 친환경 자재 구매 유도. 안전·보건·환경·노동·인권 등 협력사 ESG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과 지원에 활용된다.
건설 현장 안팎에서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는 활동도 포스코이앤씨의 주요 관심사다. 탄소 배출량 감축에 비해 생물 다양성은 국내 산업계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해양경찰청과 함께 해양 쓰레기를 정화하는 활동을 펼치거나 위기 동물 구조와 임시 보호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인권 경영'까지 본격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경영 활동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 문제를 선제적으로 찾아내 인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한성희 사장을 비롯해 모든 임원과 환경·인권·건설산업 분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업시민 카운슬'을 운영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지난해에는 인권 경영 체계와 인권 리스크 식별, 구제 조치 등을 담은 '인권 헌장'을 제정했다. 올해는 인권 정책 성명을 공표하는 한편, 카운슬 산하에 '인권 소위원회'를 신설했다. 인권 소위는 직원 협의체 등을 통해 사내 인권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신속하게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