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TV 바로 보기 | 15세 이상
플로라(이브 휴슨)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산다. 그의 주변은 온통 한숨지을 일뿐이다. 남편과 결별한 지는 오래. 직업은 딱히 없다. 보모로 가끔 일하며 푼돈을 쥔다. 10대 아들 맥스(오렌 킨런)는 비행청소년이다. 습관적으로 좀도둑질을 한다. 소년원에 갈 수 있다. 전남편은 아들 양육에 큰 관심이 없다. 플로라는 엄마에게 험한 말을 내뱉기도 하는 아들을 바로잡고 싶다. 아니 아들이랑 대화라도 한번 제대로 나누고 싶다.
플로라는 거리를 걷다 부서진 기타를 발견한다. 슬쩍 들고 와 수리를 맡긴다. 음악을 좋아하는 맥스를 위해서다. 하지만 맥스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대신 플로라가 기타를 들어본다. 나름 음악에 재능이 있다고 자부한다. 확인하고 싶다.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 미국에 사는 강사 제프(조셉 고든 레빗)는 실력이 빼어난데, 외모까지 근사하다. 18세에 맥스를 낳은 플로라는 아직은 젊은 나이. 그의 인생에 뒤늦게 꽃이 피어나는 걸까.
기타를 배우며 플로라의 삶은 조금씩 바뀐다. 제프와 농밀한 감정을 주고받는 시간이 즐겁기도 하나 기타를 치며 삶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어 더 좋다. 자기 방에 틀어박혀 음악 만들기에 열중하는 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도 하다.
플로라는 음악으로 아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다. 같이 곡을 만든다. 맥스의 연애를 위해 뮤직비디오를 함께 촬영하게 되기도 한다. 이래라저래라 잔소리 대신 음악으로만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플로라는 제프와 가까운 사이가 되고, 미국 여행을 계획하기도 한다. 하지만 삶이 그리 술술 풀릴 리 없다.
플로라와 맥스는 위기를 맞는다. 맥스가 도벽을 이겨내지 못해서다. 둘은 예전과 다르다. 어려움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공감대가 마련돼 있어서다. 음악이 가교 역할을 한다.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삶을 도모할 수 있다.
아일랜드 감독 존 카니가 연출했다. ‘원스’(2007)와 ‘비긴 어게인’(2013), ‘싱 스트리트’(2016) 등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를 주로 만들어 온 감독이다. 카니 감독의 전작들처럼 ‘플로라 앤 썬’은 음악이 스크린 중심부를 차지한다. 등장인물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한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카니 영화들이 록을 주요 소재로 삼았던 반면 이번에는 힙합까지 품는다. 플로라와 맥스가 음악으로 마음을 여는 것처럼 감독은 음악을 구분하지 않고 세대의 벽을 넘으려 한다. 그의 시도는 성공적이다. 플로라를 연기한 이브 휴슨을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유명 밴드 U2 리드보컬 보노의 딸이다. 유전자의 힘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