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서 "강서는요?" 챙겼던 이재명… 당무 복귀도 강서에서?

입력
2023.10.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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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전 마지막 선거, '이재명 간판' 총선 시험대
회복 중에도 진교훈 통화·조정식 대면 보고

24일간의 단식을 끝내고 회복 치료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무 복귀 시점이 머지않았다. 복귀 키워드는 11일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다.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강서구청장 선거까지 승리하면 이 대표의 리더십은 한층 공고해진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조정식 사무총장에게 대면 보고를 받고 "강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병상에서 선거상황을 직접 챙기며 의욕을 보였다. 이르면 4일 퇴원해 강서구를 찾는 극적인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단식을 중단한 이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회복 치료를 받아왔다. 단식 기간 두 차례 검찰 조사, 회복 기간에는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며 강행군을 한 탓에 회복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의료진은 당초 내다봤다. 하지만 이 대표가 빠른 복귀 의지를 보이는 만큼 이르면 이번 주 복귀할 것으로 점쳐진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이 대표의 리더십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마지막 선거여서 수도권 표심의 향방을 가늠할 지표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사법 리스크’ 우려가 일단 잦아든 상황에서 이번 보궐선거를 큰 표 차로 이긴다면 총선까지 '이재명' 체제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강서구 보궐선거는 선거 자체의 의미도 있지만, 윤석열 정권의 중간평가와 심판 성격도 함께 갖고 있다”며 “그만큼 당이 집중해야 할 선거”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치료 중에도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지난달 27일에는 진교훈 후보와의 통화에서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의 전초전인 만큼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세 표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죽을 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석 연휴 첫날인 이튿날 28일에는 조정식 사무총장과 보궐선거 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해식 사무부총장으로부터 선거와 관련한 대면 보고를 받은 뒤 “당 전체를 동원해 총력을 다하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추석 당일을 제외한 연휴기간 내내 강서구에서 지원 유세에 나섰고,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 세 명도 줄곧 진 후보와 동행하며 힘을 보탰다.

민주당은 이 대표 퇴원 후 첫 공식일정으로 강서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최고위는 매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열리는데 사전투표(6, 7일)를 앞둔 4일(수요일) 이 대표가 복귀해 직접 현장을 챙기는 모습을 보인다면 유세 효과는 배가 될 전망이다.

변수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다. '퇴원해도 좋다'는 의료진 소견 여부가 관건이다. 당 관계자는 “(복귀 시점은)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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