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구입자금 수요가 늘면서 최근 1년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13조 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지역에서 특히 크게 늘어 전체 증가폭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예금은행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권 주담대(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제외) 잔액은 647조8,300억 원으로 1년 전 대비 13조3,820억 원(2.1%) 증가했다. 신용대출 상환 흐름 등으로 같은 기간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0조9,840억 원 줄었는데도 주담대는 꿋꿋이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지역 주담대 잔액이 179조4,630억 원으로 1년 만에 4조4,250억 원 늘어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전국 주담대 증가액의 33%에 해당한다. 이어 대구(2조3,780억 원) 인천(2조2,530억 원) 순으로 증가 규모가 컸다. 서울은 잔액이 228조2,960억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지만, 전년 대비 증가액은 240억 원 수준에 그쳤다. “서울과 지방에서 경기로 거주 이전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는 게 진 의원 측 분석이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별도 지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39조2,70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53조7,400억 원으로 36.8% 늘었다. 주담대 증가 속도는 더 빨랐다. 올 6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 주담대 잔액은 21조200억 원으로, 1년 전(13조4,600억 원)보다 56.2% 불었다.
문제는 연체율이 같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 은행권 주담대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0.22%로 1년 전(0.1%)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두 배 넘게 뛰어 한은이 집계를 시작한 2019년 4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진 의원은 “지역별 주담대와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민생금융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지역별 특수 상황을 고려해 연체율 상승 위험에 대응하고, 금융 소비자별 맞춤형 민생 회복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