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추석 연휴를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한 '명절 현장 경영'에 나섰다.
이 회장은 1일(현지시간)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NEOM)' 산악 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고 2일 밝혔다. 스마트시티 네옴은 사우디의 대규모 국가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 차원에서 구축 중인 미래형 신도시다. 길이 170km, 높이 500m로 약 90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직선 도시 '더 라인'을 포함해 총 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70조 원) 이상 들어가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더 라인의 하부 교통망 및 인프라 시설 '스파인(Spine)'의 일부 구간 터널공사를 시작했다.
이 회장은 네옴 건설 현장에서 탈(脫)석유로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늘릴 방안을 경영진과 논의했다. 그는 임직원에게 "지금은 비록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고생하고 있지만 글로벌 삼성의 미래를 건 최전선에 있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특히 이 회장은 추석 명절에도 쉬지 않고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직원들의 국내 자택으로 굴비·갈치 등 수산물을 선물로 보냈다.
이 회장은 사우디 방문에 앞서 이집트 중부 베니수에프주 소재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 TV·태블릿 생산 현장을 살폈다. 이집트는 중동·아프리카 시장의 교두보로서 삼성전자는 베니수에프주 와스타시 콤 아부라디 공단에 공장을 세워 2012년부터 TV와 모니터, 태블릿 등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동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이집트에 스마트폰 생산 공장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에는 삼성전자 이스라엘 연구개발(R&D) 센터에서 혁신 스타트업과 신기술 투자 현황을 보고받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미래 혁신 기술'을 확보하는 방안을 점검했다. 이스라엘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바이오·자율주행 등 혁신 기술 스타트업 7,000여 곳을 보유한 스타트업 대국이다. 삼성은 미래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스라엘 R&D 센터 및 삼성리서치이스라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활용해 삼성 각 계열사들이 전개하고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미래 기회를 선점하고 엄중한 현실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