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 속의 특정 혈관(내경 동맥 끝 부분)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질환이다. 불충분한 혈류를 보완하기 위해 바깥목 동맥으로부터 대체 혈관이 발달하는데 이들 혈관은 비정상적으로 가느다랗다.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가느다란 뇌 속 혈관들의 모습이 연기처럼 보여 ‘모락모락’이라는 뜻의 일본어 ‘모야모야’(일본 스즈키 교수가 명명)란 이름이 붙여졌다.
모야모야병은 우리나라에서 10만 명당 1.7~2.3명에서 발생하는 희소 질환이다. 한국·일본·중국 등 동북아시아에서 주로 발병하며 가족력을 동반할 때가 많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서 1.8배 많이 발생한다. 모야모야병은 2016년 이 병을 앓던 여대생이 강도를 피하려다 혼수 상태에 빠진 사건이 일어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어린이 환자는 일과성 뇌허혈증과 뇌경색 등으로 이어지는 반면, 성인 환자는 50% 이상이 의식 상실, 반신 마비 등을 동반한 뇌출혈이 발생한다.
새로 생긴 혈관이 비정상적이어서 모야모야병 환자는 뇌출혈이 생기기 쉬운데, 유지욱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은 모야모야병 뇌출혈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후방 모야모야 혈관 파열’의 위험 인자를 연구했다. 후방 모야모야 혈관은 지름은 1.0㎜ 정도로 미세한 혈관이다.
유지욱 교수팀은 성인 모야모야 환자의 76개 대뇌 반구 영상 자료(MRI, CT 등)를 대상으로 했으며, 혈관벽 자기공명영상(vessel wall MRI) 촬영으로 혈관벽 파열군과 비파열군으로 구분해 비교했다.
그 결과, △후방 모야모야 혈관이 큰 단면적을 가졌거나 △후방 모야모야 혈관이 단독으로 있으면 파열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유지욱 교수는 “희소 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의 임상 증상은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로 구분되는데 뇌출혈은 의식 저하를 포함해 매우 치명적이지만 위험도는 덜 알려진 상태”라며 “이번 연구로 위험한 후방 모야모야 혈관이 관찰되는 모야모야병 환자는 뇌출혈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외과학회지 ‘Journal of Neurosurger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