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의 '월드 스타'인 페이커 이상혁(T1)의 경기를 보기가 쉽지 않다. 예선 한 경기만 빼고 결장 중이다. 미리 보는 결승전이었던 4강 한중전 역시 이상혁은 없었다.
한국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은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중국과 준결승에서 세트 점수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중국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고, 금메달을 향한 중요한 일전이었지만 이상혁은 사우디아라비아와 8강전에 이어 또 주전에서 제외됐다. 이상혁이 경기를 뛴 건 무관중으로 치러졌던 카자흐스탄과 예선 2차전이 유일하다.
이상혁은 후배들의 활약으로 결승행을 확정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몸살과 독감이 와서 의무실에 갔다가 경기를 봤다"고 말했다. 태극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착용한 이상혁은 "몸 상태가 안 좋아 썼다"며 "몸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주사를 맞고 약을 먹었더니 조금 괜찮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몸 상태로 인해 이날 경기는 뛸 수 없었지만 e스포츠 팬들은 월드 스타의 경기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실제 경기장에는 이상혁 응원 문구를 든 중국의 팬들도 곳곳에 보였다. 미디어 관계자들이 출입하는 믹스트존에선 보기 드문 이상혁의 미니 팬사인회가 열리기도 했다. 사인을 받은 이들은 대부분 중국 미디어다.
대망의 결승전은 29일 펼쳐지는데, 다시 한번 이상혁의 출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상혁은 "컨디션 상으로는 출전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미 '쵸비'(정지훈)가 잘하고 있고, 우리가 중국을 이렇게 잘 꺾은 상황이어서 출전 여부를 내가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김정균 대표팀 감독은 "목표는 금메달"이라며 경기력에만 초점을 맞춰 주전 멤버를 정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국 대표팀은 전날까지 폐쇄된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렀고, 이날 처음으로 메인 경기장을 경험했다. 중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팬들도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했다. 이상혁은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렇게 2-0으로 이겨 굉장히 뿌듯하다"면서 "중국도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한 팀인데 우리가 이기는 모습을 보며 (후배들이) 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금메달까지 달려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