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21년만에 금메달... 남자 플뢰레 단체전은 2연패

입력
2023.09.27 21:39


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21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최인정, 송세라, 강영미, 이혜인이 출전한 여자 에페 대표팀은 27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홍콩을 36-34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펜싱은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21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집안싸움'으로 열린 개인전 결승에서 송세라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최인정은 대회 2관왕에 등극했다.

단체전 세계랭킹 1위를 달리는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은 이날 8강에서 인도를 45-25로 완파한 뒤 준결승에서 난적 중국을 만났다. 중국은 2014 인천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모두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겼던 상대다. 특히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에선 한 점 차로 승부가 갈렸다.

하지만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은메달) 준결승에서 이미 '중국 징크스'를 깨뜨린 여자 에페 대표팀은 이번 맞대결도 30-27로 잡으며 결승까지 진격했다.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 때 결승 상대였던 홍콩과의 금메달 다툼은 초반엔 살얼음판 승부였다. 총 9라운드 중 절반에 가까운 4라운드까지 13-13으로 팽팽했다.

그러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이자 이번 대회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송세라의 활약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송세라는 와이링 챈과의 5라운드에서 6득점을 책임지며 19-15로 리드를 만들어냈다.

이어 1985년생 맏언니 강영미가 나선 6라운드 이후 22-19로 다소 좁아졌지만, 최인정이 개인전 챔피언의 저력을 뽐내며 카몽추와의 7라운드 이후 26-21로 도망갔다.

다시 강영미가 출격한 8라운드 이후 29-25로 앞선 한국은 '에이스 맞대결'이 펼쳐진 마지막 9라운드에서 송세라가 비비안 콩의 거센 반격에 직면해 코너에 몰리기도 했다.

종료 28초 전 32-31, 5.5초 전 35-34로 압박한 콩을 상대로 송세라가 3.3초를 남기고 회심의 공격에 성공하며 승기를 굳혔다.


한국 펜싱은 이날 앞서 열린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도 이광현, 하태규, 허준, 임철우가 2회 연속 우승을 합작, 대회 단체전 첫날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개인전에서 남자 사브르(오상욱), 여자 사브르(윤지수), 여자 에페(최인정) 금메달 3개를 수확한 데 이어 단체전에서 2개를 추가하며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펜싱 종합 순위 선두를 달렸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금메달 46개를 획득했던 한국은 이날 남자 플뢰레 단체전으로 통산 금메달 50개를 돌파했고, 여자 에페에서 51번째 금메달을 캐냈다.

28일엔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과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여자 플뢰레 단체전이 이어진다.

김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