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대들보 황선우(20·강원도청)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올랐다. 25일 남자계영 800m 금메달에 이어 주종목 자유형 200m에서 일궈낸 '금빛 물보라'다.
황선우는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40의 한국 신기록이자 대회 신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중국의 판잔러는 1분45초28, 이호준은 1분45초56으로 각각 은,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황선우는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2회 연속 3관왕을 달성한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한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선수가 됐다. 이 대회 메달 개수는 총 5개(금 2·은 1·동 2)다.
황선우는 200m 결선을 마친 뒤 "개인 기록 경신과 함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정말 기쁘다"며 "개인 종목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호준이 형도 좋은 기록과 동메달이라는 결과를 얻었다"며 "한국 수영이 정말 많이 올라온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사실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는 황선우에게 좁은 무대였다. 이미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2022 부다페스트 2위·2023 후쿠오카 3위)로 세계 정상급 실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자유형 100m에선 맞수 판잔러를 넘지 못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200m만큼은 황선우가 계속 우위를 지켰다. 황선우의 200m 개인 최고 기록은 이 대회 전까지 1분44초42로, 판잔러의 1분44초65보다 0.23초 빠르다. 황선우의 눈높이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넘어 쑨양(중국)이 보유한 아시아 기록(1분44초39) 경신에 맞춰졌다. 하지만 이번엔 쑨양의 기록에 도달하지 못했다.
한국 수영의 포스트 박태환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황선우는 단거리에 특화된 선수로 평가받는다. 엇박자 수영으로 불리는 ‘로핑 영법(loping stroke)’을 구사해 속도를 높인다. 보통 오른팔과 왼팔이 같은 박자로 스트로크를 하는 것과 달리 황선우는 오른팔을 길게 뻗어 힘을 더 싣고, 왼쪽은 짧고 빠르게 돌린다. 호흡도 오른쪽으로만 고개를 돌려 한다. 자칫 물속에서 균형을 잃을 수 있고, 체력 소모도 크지만 순간적으로 힘을 붙일 수 있다.
아시아를 제패한 황선우는 이제 1년도 채 안 남은 2024 파리올림픽을 바라본다. 자유형 200m는 1분44초대 기록을 갖고 있는 경쟁자들이 워낙 많아 올림픽 메달을 장담하기 힘들다. 또 판잔러처럼 혜성들도 곧잘 등장해 언제 판도가 바뀔지 모른다. 황선우는 “좋은 경쟁자들이 많아 자극을 받는다”면서 1분43초대 진입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