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쿄코와 쿄지
한정현 지음. 역사와 문학을 넘나드는 10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를 아우르며 광주민주화운동,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용산 참사 등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다룬다. 주류 역사에서 간과된 개인의 삶에 주목하고, 현재 우리의 삶과 연결한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이후 세대가 어떻게 진실을 기억하고, 타인을 애도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문학과지성사·484쪽·1만7,000원
△디어 마이 송골매
이경란 지음. 그룹 송골매의 38년 만의 재결합을 소재로 쓴 소설이다. 주인공 홍희는 송골매 재결합을 계기로 여고 시절 함께 이 그룹을 좋아했던 친구들을 떠올리고 그들과 다시 모인다. 중년 여성들이 아내나 엄마로서가 아닌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젊은 남성들이 도와주며 성별과 세대를 초월하는 연대의 이야기를 전한다. 작가가 토크쇼에서 송골매 리더인 배철수의 이야기를 듣고 영감을 받아 이야기를 썼다. 교유서가·224쪽·1만5,000원
△라우루스
예브게니 보돌라스킨 지음. 승주연 옮김. 페스트가 창궐하던 15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의사에서 성자의 길을 걷게 된 아르세니의 일대기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주인공은 의술을 배워 사람들을 치료해 주지만 연인과 아들의 죽음을 막지 못한다. 그는 죄책감과 상실감에 벗어나지 못해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예루살렘으로 성지순례를 떠난다. 삶과 죽음, 사랑과 회개를 주제로 시공간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가치를 신비롭게 그려냈다. 은행나무·552쪽·1만8,000원
△한 사람의 마을
류량청 지음. 조은 옮김. 농기계 관리인으로 일하던 저자는 오랫동안 살아온 신장위구르 시골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황사량이라는 마을은 톈산산맥 자락에 위치해 오후 11시에 해가 진다. 해마다 들려오는 벌레 울음소리에서 작은 벌레의 영원함을 느낀다. '시골 철학자'라 불리는 작가가 보고 들은 자연현상과 마을에서 겪은 일들은 현대인의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글항아리·552쪽·2만2,000원
△사막아, 사슴아
최윤 지음.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두루 받은 작가가 두 번째 산문집을 냈다. 일상과 여행, 문학적 고민 등 작가의 인생에 대한 통찰이 담겼다. '나를 비우고 때로는 죽이고 생면부지의 타자의 삶에 들어가 그 속의 진실에 홀려서 타자에 접속하는 것'이라며 문학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도 던진다. 문학의 역할에 주목하며 혼란스러운 현대 사회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전한다. 문학과지성사·180쪽·1만5,000원
△사랑하는 장면이 내게로 왔다
서이제, 이지수 지음. 영화를 사랑하는 소설가와 번역가가 만나 영화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을 출간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영화와 관련된 기억과 경험을 나눈다. 같은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글이 딱 한 편이 있는데 그 영화가 '헤어질 결심'이다. 번역가는 서래(탕웨이)와 해준(박해일)의 궤적을, 소설가는 서래의 말을 알아듣기 위해 번역기를 사용하는 장면 등 영화에서 언어가 작동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마음산책·252쪽·1만5,000원
△안 봐도 비디오
박희준 지음. 지역일간 편집기자로 활동 중인 작가의 첫 번째 시집. 2023년 계간지 '시와정신'으로 등단했다. 그는 긴 서술이 아닌 몇 개의 단어로 무한한 세계를 표현하는 시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한다. 55편의 시를 통해 시인은 타고난 존재가 아닌 단련되는 존재임을 일깨운다. 독일어와 미얀마어로 제목을 짓고, 단어 배열로 대한민국 지도를 표현하는 등 다양한 구성과 변주는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달아실·116쪽·1만 원
△네가 세상에 오기 전에 있었던 모든 일
야엘 프랑켈 글·그림. 김정하 옮김. 올해 볼로냐 가라치상 픽션 부문 대상 수상작. 소년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동생에게 자신이 일곱 해 동안 살아온 세계에 관해 이야기를 해 준다. 아울러 강아지와 이모의 새로운 가정도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가족은 혈연뿐만 아니라 인연으로 연결되는 것을 알려주며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소년의 시선에서 바라본 순수한 가족애가 뭉클하다. 민트래빗·44쪽·1만6,800원
△세 개의 빛
마리아 라모스 지음. 주하선 옮김. 2023년 볼로냐 라가치상 선정작. 채식주의자 두더지, 호기심 많은 거미, 똑똑한 지렁이 자매, 천문학을 좋아하는 올빼미 등이 살아가는 숲속에 갑자기 세 개의 빛이 나타난다. 세 개의 빛의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친구가 된다. 개성 넘치고 사랑스러운 숲속 친구들의 만남과 우정을 다정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단추·140쪽·2만2,000원
△알
브리타 테켄트럽 글·그림. 이명아 옮김. 2018년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 알의 다양한 모양, 색, 크기, 구조, 부화 및 둥지 틀기 과정과 같은 생태학적 정보를 제공한다. 곤충, 바다거북, 포유류 중에서 알을 낳는 가시두더지의 이야기도 담겼다. 나아가 알이 인류의 신화, 종교 및 문학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표현되어 왔는지도 보여준다. 알의 생명 현상을 역사, 문화, 예술적 관점으로 조망했다. 여유당·96쪽·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