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300명 서울 도심 행진... L-SAM, 무인기 선보여

입력
2023.09.26 20:00

6,700여 명의 병력과 340여 대의 장비가 동원된 26일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첨단 신무기가 대거 등장했다. 고위력 탄도미사일과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등이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이날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진행된 기념행사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실시된 시가행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 무기들이다. '한국형 3축 체계'는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 한국형 응징보복(KMPR) 체계로 구성돼 있다.

고위력 현무 지대지탄도미사일은 북한 전역의 지휘부 벙커 등을 파괴할 수 있는 KMPR의 핵심으로,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행사 당시 영상에 등장한 적은 있지만 실물을 공개행사에서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개발 전 과정을 비밀에 부치는 '비닉(祕匿)' 사업인 만큼 이날도 차량에 발사관째 실려있거나 컨테이너에 실린 형태로 등장해 형상은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군 주변에선 현무-4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괴물'로 불리는 현무-4는 현무-2에서 탄두 중량 등을 늘린 개량형으로, 2021년 한미 미사일 지침 완전 해제에 따라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KAMD에 해당하는 L-SAM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L-SAM은 40~70㎞ 고도에서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 체계로, 한국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도 불린다. 이날 함께 공개된 천궁·패트리어트와 함께 배치돼 KAMD를 더욱 촘촘하게 구축할 것으로 기대되는 무기 체계다.

이 밖에 최근 양산이 결정된 한국형 중고도무인기(MUAV), 가오리 형태의 소형 스텔스 무인기, 원거리정찰용 소형드론, 자폭형 무인기 등 미래전 양상에 대비하는 무인 전력도 대거 등장했다. '천무' 다연장로켓, K2 전차, K9 자주포 등 K방산 수출 주력무기도 도심을 누볐다.

시가행진엔 이들 무기를 비롯해 장비 170여 대와 장병 4,000여 명이 투입됐다. 특히 해군 최신예 이지스함 정조대왕함은 증강현실(AR)로 행진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과거엔 주한미군 의장대와 군악대가 참가하는 수준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시가행진엔 주한미군 전투부대 병력 300여 명이 참가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정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