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한, 핵 사용하면 정권 종식시킬 것"… 10년 만의 시가행진

입력
2023.09.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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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 맞아 전군 앞에서 대북 강경 발언
4월 한미정상회담서 바이든 "종말 맞을 것" 경고

제75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26일 서울 도심에서 국군 병력이 참가한 시가행진이 10년 만에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이어 오후 시가행진에도 직접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육해공군 장병들을 향해 '북한 종말'을 언급한 건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앞서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 파트너 국가들에 핵 공격을 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그런 행동을 하는 어떤 정권이든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보조를 맞춰 윤 대통령이 전군을 향해 김정은 정권에 맞선 대적관을 부각시킨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핵무기가 자신의 안위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우리 군은 실전적인 전투 역량과 확고한 대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이 도발해 올 경우 즉각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과 우리 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발언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윤 대통령은 올 들어 '북한 정권 종말'을 거듭 경고하고 있다. 4월 '워싱턴 선언'의 후속조치로 7월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에서 양국 대표단을 격려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이 핵 공격을 하면 정권의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듯이, 북한이 핵 사용에 대해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핵 기반의 한미동맹으로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 뒤 부산에 기항한 미 핵추진잠수함 켄터키함(SSBN 737)에 승선하기 전에는 “북한이 핵 도발을 꿈꿀 수 없게 하고,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달 유엔총회를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하기 앞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한미 양국은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한미의 즉각적·압도적·결정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는 북한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워싱턴 선언과 함께 지난달 한미일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한미일 협력체계는 북핵 억지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한미일 협력을 바탕으로 대북 강경대응의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이날 시가행진은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열렸다.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해 장병, 국민들과 함께 지켜봤다. 숭례문에서부터 광화문 일대까지 진행된 시가행진에는 육해공 각군 장병 4,000여 명과 장비 170여 대, 주한미군 전투부대 병력 300여 명이 투입됐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여러분의 위풍당당한 행진을 보고 여러분을 신뢰하고 우리 안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졌을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국군 장병을 믿고 언제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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