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격 대표팀이 이틀 연속 금빛 과녁을 명중시켰다.
정유진(청주시청) 하광철(부산시청) 곽용빈(충남체육회)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26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10m 러닝타깃 혼합 단체전에서 1,116점을 쏴 5개 참가국 중 1위에 올랐다. 은메달은 카자흐스탄(1,111점), 동메달은 인도네시아(1,089점)가 가져갔다.
러닝타깃은 옆으로 움직이는 표적을 총으로 맞히는 종목이다. 표적 속도가 일정한 ‘정상’ 종목과 무작위로 속도가 달라지는 ‘혼합’ 종목으로 나뉜다. 전날 정상 종목에서 1,668점을 쏴 북한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은 이날 우승으로 이번 대회 러닝타깃 단체전 ‘싹쓸이’에 성공했다.
혼합 종목 단체전은 개인전 본선에 출전한 3명의 점수를 합쳐 메달색을 가린다. 정유진이 377점(3위)을 기록했고, 하광철이 373점(7위), 곽용빈이 366점(11위)을 쐈다. 이로써 개인전 동메달까지 획득한 정유진은 이번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 2개, 개인전 동메달 2개 등 총 4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격 대표팀은 앞서 열린 혼성 10m 공기소총에서도 값진 동메달을 수확했다. 박하준(KT)과 이은서(서산시청)가 팀을 이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인도의 판와르 디비안시 싱·라마타를 상대로 20-18,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본선에서 629.6점으로 아쉽게 전체 3위에 오른 한국은 규정에 따라 6위 인도와 대결했다. 10m 공기소총 혼성은 본선 1·2위 팀이 금메달을 다투고 3·6위, 4·5위 팀이 각각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동메달 결정전은 각 팀이 한 차례씩 사격한 뒤 점수가 높은 쪽이 2점을 얻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동점일 경우 1점씩을 나눠 가진다. 이 같은 방식으로 16점에 먼저 도달하는 팀이 승리한다.
한국은 첫 4판을 내리 지며 0-8로 끌려갔지만 이후 맹추격을 시작했다. 5번째 판에서 첫 2점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7∼9번째를 모두 이겨 9-9 동점을 만들었다.
인도 대표팀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집중력을 되찾아 다시 15-11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한국은 추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고, 막판 저력을 발휘해 15-15를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양팀은 세 차례나 동점을 쏘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한국은 17-17에서 이은서가 10.9, 박하준이 10.0을 쏘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지만, 인도팀이 각각 10.8, 10.1을 맞혀 구사일생했다. 그리고 이어진 18-18에서 이은서가 10.8, 박하준이 10.7을 쏘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은서는 경기 후 “연장이 거듭돼 심장이 튀어나올 뻔했다”고 웃은 뒤 “금메달 결정전에 못 가 아쉬웠는데, 그래도 동메달을 따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남자 공기소총 10m 개인·단체전 은메달 2개를 포함해 이번 대회 3개의 메달을 목에 건 박하준은 “메달 3개를 금메달 하나로 바꾸고 싶다”고 농담을 건넨 뒤 “다음에는 금메달을 노려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