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라면 3~6개월에 체중 10% 정도 감량 목표 삼아야

입력
2023.09.27 19:00
[건강이 최고] 일조량 감소하면 식욕 억제 호르몬도 줄어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가을 특성상 사람도 살이 찔 수 있는 계절이다. 특히 추석 명절을 앞두고 기름진 음식과 오랜만에 만난 가족, 지인들과 술자리는 살찌기 가장 좋은 조건이다.

여름에 비해 쌀쌀한 가을 날씨 속에 체온을 올리기 위해 우리 몸은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 식욕이 증가한다. 또한 줄어든 일조량으로 비타민 D 영향이 줄면서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 분비도 줄어 식욕 조절이 어려워진다.

또한 가을의 시작과 함께 찾아오는 추석은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되며 여름 동안 시행했던 다이어트가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체중이 증가한다는 것은 팔·다리·복부 등이 통통해지는 외적 변화를 먼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변화가 더 중요하다.

우리 몸속에서는 지방질이 지방조직에 축적이 되고 비정상적으로 지방이 많이 축적되면 비만으로 이어진다. 비만은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뇌졸중·심혈관 질환·관절염 등을 직접적으로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으로 섭취한 지방은 간에도 쌓일 수 있는데 지방 중 중성지방이 간세포에 축적이 된다. 간 무게의 5% 이상 쌓이면 지방간으로 진단하며 진행 정도에 따라 간세포 손상을 동반한 염증과 일부 섬유화가 진행되면 지방간염, 상당 부분 섬유화가 진행되면 지방간 연관 간경변으로 분류한다.

지방간은 비만 뿐만 아니라 음주, 인슐린 저항,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이 일반적인 원인으로 무증상이 대부분이다.

건강검진 등으로 혈액검사나 복부 초음파검사 등을 시행하면서 알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간혹 우측 상복부 불편감이나 피로감, 무기력, 식욕부진을 느끼기도 한다.

지방간의 경우 식사나 운동 등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유발 요인을 조절하면 가역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방치하면 축적된 지방에서 간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사이토카인 등이 분비돼 간염·간경변·간암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임창섭 과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여러 이유로 현대 사회에서는 육류나 가공식품 등의 섭취 증가로 전체 에너지 섭취 중 자연스럽게 지방 섭취가 증가하는 반면 신체 활동이 감소해 지방간을 비롯해 비만으로 인한 여러 질환에 노출돼 있다”고 했다.

임 과장은 “평소 건강한 삶을 위해 양질의 식사와 적정 체중을 위한 운동을 시행하도록 자신의 키와 몸무게와 더불어 체성분 검사 등을 통해 몸을 이루는 체지방량 등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지방간은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며 원인에 따라 치료에 들어간다. 비만이라면 3~6개월 동안 현재 체중의 10% 감량을 목표로 규칙적인 시간에 양질의 식사를 하되 지방과 탄수화물 섭취 조절을 하며 주 3회 이상은 한 시간 정도 중간 강도의 운동을 실시하도록 한다. 급격히 체중을 감량하면 오히려 간 내 염증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술이 원인이라면 금주하며 당뇨병이 있다면 의료진 진단 하에 처방 약물과 식이요법을 진행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