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남극에서 황 성분을 발견한 인도 탐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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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6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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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시선으로 볼 때 우리가 숨 쉬는 지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위성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가 전하는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칼럼이다.


인류 최초 달 남극 착륙한 인도
탐사체 영면에도, 황 성분 확인
다누리 성공한 한국도 준비 중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도착해서 임무를 수행하던 인도의 달 착륙선과 로버(탐사 로봇)가 길고 추운 달의 밤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영원히 잠들게 됐다. 9월 23일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잠들어 있던 달 착륙선 ‘비크람’과 로버 ‘프라기안’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신호도 받지 못했다. 앞으로 며칠 동안 교신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이들이 깨어나 다시 탐사를 시작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은 8월 23일 달 남극에 무사히 착륙했다. 연착륙 후 로버가 6개의 바퀴를 내려 달 표면을 탐사하기 시작했다. 프라기안은 13일 동안 100m 정도를 이동하며 남극 표면에 황(黃·Sulfur)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비크람은 달 남극 토양의 기온 등을 관측했다. 그러다 달의 밤이 찾아왔고 이들은 열흘 만인 9월 3일 수면 모드에 들어갔다.

달에서는 낮과 밤이 14일 주기로 바뀐다. 게다가 달의 남극은 밤 기온이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지는 극한 환경이다. 탐사선이 이런 극저온 환경을 버티느냐 못 버티느냐는 탐사선 생존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들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원인은 극저온에서 배터리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길고 혹독한 달의 밤을 견디려면 보온 장치를 달거나 온도 변화에 대한 내구성이 강한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성능을 갖추려면 비용과 무게 등이 커지는데, 비크람과 프라기안은 장치를 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찬드라얀 3호는 궤도선, 착륙선, 로버를 모두 갖췄으며 7월 14일 지구에서 우주로 출발했다. 찬드라얀은 산스크리트어로 '달의 차량'이라는 뜻이다. 착륙선은 ISRO의 설립자 비크람 사라바이의 이름을 땄다. 무게 26㎏짜리 로버에는 산스크리트어로 '지혜'를 뜻하는 '프라기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찬드라얀 3호의 주요 임무는 물로 된 얼음을 찾는 것이었다. 물은 향후 인류의 달 유인우주기지 구축에 반드시 필요하다. 앞서 러시아의 달 탐사선 루나 25호가 같은 지역에 착륙하려다 추락하기도 했다. 우주 선진국인 러시아조차 달 착륙은 매우 어려운 시도인 것이다. 인도가 성공하면서 미국, 구소련, 중국에 이어 달 착륙에 성공한 네 번째 국가가 됐다. 게다가 앞선 3개국은 달의 적도에 착륙했었다. 인도는 달 남극 착륙에 인류 최초로 성공함으로써 우주탐사의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가게 됐다.

찬드라얀 3호의 성공 배경에는 2019년 착륙에 실패한 찬드라얀 2호가 있다. 찬드라얀 2호도 남극 착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달 표면에 충돌했다. 찬드라얀 2호는 연착륙에는 실패했지만 완전히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찬드라얀 2호 충돌 당시 데이터를 면밀히 연구하고 결함 수정을 위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기에 찬드라얀 3호가 순조롭게 착륙할 수 있었다. 게다가 찬드라얀 2호의 궤도선은 지금도 달 주위를 돌고 있으며 비크람이 관측한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달의 남극은 우주 탐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영구 그림자가 생기는 면적이 매우 넓기 때문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달 표면에서 다양한 임무를 계획 중이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에 대해서조차 우리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다. 가까운 달에서 필요한 기술들을 검증한 이후에 인류는 화성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인류의 우주 진출을 위한 준비는 지금도 단계별로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녹록지 않지만, 우리나라도 2022년 달 궤도선 다누리의 성공 이후 2032년 달 착륙선을 긴 호흡으로 준비하고 있다.

황정아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