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사람 많아"…송중기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 [인터뷰]

입력
2023.09.29 11:37
송중기, '화란' 치건 역으로 열연
후배 홍사빈·김형서 칭찬

배우 송중기는 '화란'을 통해 좋은 어른의 모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의 조건은 강한 책임감이다.

송중기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 '화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화란'에 반한 이유

'화란'은 송중기가 노 개런티로 출연했다는 점에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송중기는 작품을 접했을 때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출연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는 '화란'을 만났을 당시를 떠올리며 "내가 제안해 주신 것들을 봤을 때 다 비슷비슷해서 심심하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 찰나에 '화란'을 봤다"고 했다. 송중기는 "'화란'을 조폭 영화, 건달 영화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어두운 정서를 갖고 있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고 싶었던 장르에 도전한 송중기는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그는 "욕이든 칭찬이든 다양한 피드백을 받게 될 거다. 그걸 받아들일 자신이 있다. 배우로서는 욕을 먹더라도 하고 싶은 걸 했으니 만족감이 있다"고 했다. '화란'은 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송중기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걸 해볼 수 있겠다는 나만의 만족감에서 시작한 영화였다"면서도 "칸에 초청받았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는 들떠서 '로기완'의 밤 촬영을 망쳤다. 너무 좋아 들떠서 집중이 안 될 정도였다"고 밝혔다.

'화란'으로 만난 신인들

송중기는 '화란'을 통해 신인 감독, 배우들과 함께했다. 이 작품은 김창훈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송중기는 김 감독이 열려 있는 연출자였다고 말했다. "'감독님께서 내적으로 강하시구나' '자신감이 있으니 받아들일 줄 아시는구나' 싶었다"는 게 송중기의 설명이다. 신인 배우들과는 가식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단다. 홍사빈은 지옥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소년 연규로 변신했다. 가수 비비로 활약 중이기도 한 김형서는 연규를 지키려는 동생 하얀으로 분했다. 송중기는 "후배들이니까 더 편했던 듯하다. 허물없이 이것저것 얘기했는데 그런 면에서 도움을 받은 듯하다"고 말했다.

홍사빈은 연기 열정이 돋보이는 배우였다. 때리는 척해야 하는 부분에서 홍사빈은 송중기에게 진짜 때려달라고 부탁했다. 송중기는 "홍사빈 배우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그랬던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황정민은 같은 소속사 후배인 홍사빈이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잘 부탁한다는 전화를 줬다. 송중기는 김형서와 관련해서는 "캐스팅됐다고 들었을 때 신선했다. 형서씨의 평소 색깔이 있어서 도움을 받았던 듯하다"고 말했다.

송중기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

송중기는 영화에 무조건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그러나 그가 바라본 '화란'에는 어른에 대한 메시지가 녹아 있다. 송중기는 "어른들이 똑바로 잘 살아서 아이들을 이끌어 주는 게 맞다. 그 부분이 느껴지는 게 좋았던 듯하다. 치건은 성장하다 멈춘, 어른이지만 어른이지 않은 것 같은 인물이다. 끝까지 못 이끌고 비겁하게 떠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화적으론 재밌었다"고 말했다.

송중기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좋은 어른의 조건이 여러 개이겠지만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비겁한 어른들이 많다"고 속상함을 내비쳤다. 지난 6월 득남한 송중기는 자신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있는 만큼 좋은 어른으로 갈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떳떳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로 아빠가 된 후 더욱 확고해진 생각을 밝혔다.

송중기가 출연한 '화란'은 다음 달 11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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