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은은동'... 항저우에 울려 퍼진 환희의 총성

입력
2023.09.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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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수 8명 불과 남자 러닝타깃, 단체전 금·개인전 동 수확
10m 공기소총 개인·단체전, 25m 속사권총선 잇따라 은메달


전체 선수 단 8명. 그나마도 2명은 은퇴선수. 현역 선수는 실업 4명과 대학선수 2명뿐인 사격 러닝타깃 선수단이 항저우 하늘에 금빛 총성을 울렸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 중인 사격 대표팀은 25일 남자 25m 러닝타깃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같은 종목 개인전에서는 동메달을 추가했다. 또 남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과 단체전,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공기소총 10m 단체전에서는 한국 신기록도 경신했다.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10m 러닝타깃 개인 및 단체전에서 곽용빈(554점) 하광철(549점) 정유진(565점)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1,668점을 획득해 역시 1,668점을 따낸 북한과 동률을 이뤘으나 이너텐(10.5점 이상)을 쏜 횟수가 더 많아 금메달을 차지했다. 전통의 효자 종목 한국 사격이 이번 대회에서 따낸 첫 번째 금메달이다.

정유진은 개인전에서도 2연패엔 실패했지만 값진 동메달을 보탰다. 그는 베트남의 응우옌 투안 안과 공동 3위(565점)에 오른 뒤 2발 점수로 승자를 정하는 ‘슛 아웃’에서 승리했다. 사격협회에 따르면 남자 러닝타깃 선수는 은퇴선수 2명을 포함해 8명뿐이다. 현역 선수 6명 중 3명이 대회에 나서 아시아를 제패한 쾌거다. 올림픽에서 이 종목이 열리지 않는 탓에 상대적으로 다른 종목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남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 예선을 겸한 단체전에서는 박하준 김상도 남태윤이 1,890.1점을 합작해 인도(1,893.7점)에 이은 은메달을 획득했다. 박하준은 팀 내 최고 득점(632.8점)을 올렸고, 김상도는 629.1점, 남태윤은 628.2점을 얻었다. 합계 1,890.1점은 지난 5월 대구광역시장배에서 경남대가 세운 1,888.8점을 넘어선 한국 신기록이다. 박하준은 단체전 출전선수 중 2위를 차지하며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박하준은 이어진 남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 결선에서 은메달을 하나 더 가져갔다. 1라운드에서 10발 합계 104.9점으로 중국의 성리하오(105.3점)에 0.4점 뒤진 2위로 2라운드에 나섰고, 이후 2위 자리를 계속 유지하며 최종 251.3점을 기록했다. 금메달은 세계신기록(253.3점)을 세운 성리하오에게 돌아갔다.

대표팀은 이어 열린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도 은메달을 합작했다. 송종호가 580점(9위), 김서준이 578점(12위), 이건혁이 576점(13위)을 기록해 총 1,734점으로 중국(1,765점)의 뒤를 이었다. 다만 대표팀은 상위 6명까지 출전하는 개인전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홍승표 사격 대표팀 총감독은 남자 10m 러닝타깃 단체전에 대해 “마지막까지 기도하면서 지켜봤다”며 “이제는 술술 더 잘 풀릴 것 같다”고 기뻐했다. 10m 공기소총에서 은메달 두 개를 수확한 박하준은 “첫 아시안게임이라 긴장되고 떨렸지만 10점을 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훈련한 만큼 본선 기록이 나와서 기쁘다”면서도 “다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메달 색깔을 바꿔보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목표로 잡았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