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시와 부여군 일원에서 23일부터 열리고 있는 ‘대백제전’이 초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막 당일 공주에만 2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린 데 이어 주말이던 24일 12만 명 등 이틀 동안 총 32만 명이 다녀갔다. 10월 9일까지 17일 동안 열리는 행사에서 이틀 만에 목표 관람객(80만 명) 40%를 채운 것이다.
공주시 관계자는 25일 “개막일 20만 명에 이어 일요일이던 24일 12만 명이 축제장을 다녀가는 등 개막 첫 주말 방문객 32만 명을 기록했다”며 “이는 백제문화제 역사상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라고 말했다.
이번 축제는 또 10월 2일 임시공휴일을 포함한 6일짜리 긴 추석 연휴까지 품은 터라 ‘120만 명’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측됐다. 13년 전 부여에서 열린 대백제전 방문객은 150만 명이었지만, 당시 축제는 올해보다 2배 가까운 30일 동안 열렸다.
최원철 공주시장은 “백제의 역사와 문화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백제의 고도 공주에서 13년 만에 대백제전을 개최하게 됐다”며 “한류의 원조 격인 찬란했던 백제의 문화를 다시 한번 대내외에 각인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백제전은 매년 공주와 부여에서 열리는 백제문화제의 ‘특별판’으로 올해 축제는 무령왕 서거 1,500주년을 기념해 열린다. 투입 예산은 평년 대비 세 배 많은 18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화려한 백제문화의 진수를 보여줄 이번 대백제전에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시도되지 않은 다양한 공연, 쇼 기술이 동원된다. 대표적인 게 수상멀티미디어쇼다. 국내 최초의 이동형 수상 구조물에서 펼쳐진다.
공주에서는 공산성 금서루를 모티브로 한 대형 구조물이 금강 위에서 전후로 움직이고, 금강교의 워터커튼 및 워터스크린을 활용한 미디어 맵핑, 조명, 분수, 레이저, 불꽃 등과 어우러져 웅장한 모습을 연출한다. 부여에서 진행되는 수상멀티미디어쇼는 레이저, 포그 등 특수장비를 품은 백제문화의 정수인 백제금동대향로가 백제문화단지 백제숲 연못에 자리 잡는다. 백제금동대향로를 두르고 있는 원형 워터커튼에 영상과 조명, 소리, 불꽃 등이 어우러진다.
내달 9일까지 이어지는 상설 프로그램 중에서도 눈에 띄는 공연들이 적지 않다. 공산성에선 금서루 성벽을 무대 삼아 매일 오후 7시 30분, 8시 30분, 9시 30분에 백제 문화유산 미디어 파사드 쇼가 펼쳐진다.
27~29일, 10월 4, 5일 오후 8~9시, 금강 신광공원 주무대에서는 웅진판타지아 뮤지컬 ‘무령왕’이 선보인다. 공주시 관계자는 “무령왕 일대기를 담은 창작 뮤지컬”이라며 “무대 주변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 1일과 7일 두 차례 진행되는 웅진성 퍼레이드에는 16개 읍면동의 공주시민 1,000명이 전문 연기자 등과 함께 ‘백제 흥(興) 나라’를 주제로 퍼레이드를 선보인다. 중동 교차로에서 연문광장 1km 구간에 주민들이 2개 조로 나뉘어 500명씩 참가한다.
무령왕 서거 1,50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행사인 만큼 백제시대 장례문화를 퍼레이드 형식으로 연출한 ‘무령왕의 길’도 눈길을 끄는 행사다. 연휴 마지막 날인 10월 3일 오후 3~5시. 공산성 공북루~금서루~연문광장~공주중 앞까지 이어지는 이벤트다. 공주시 관계자는 “무령왕 서거 당시 백제 군신과 주변국 조문사절단의 노제 공연이 포함됐다”며 “행렬이 돌아올 땐 성왕 즉위식 등의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매년 열리는 백제문화제는 1955년 부여지역 유지들이 모여 백제대제를 거행한 데서 비롯된 축제다. 1966년 공주군(현 공주시)이 참여하면서 행사 규모가 커졌고, 2010년에는 1994년에 시작한 부여 백제문화재현단지 조성 사업 완공을 기념해 특별판 축제인 ‘대백제전’이 처음 열렸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했고, 이번 두 번째 대백제전 개막식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