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자원개발 자회사인 SK어스온이 국내 최초로 원유 발견부터 시작해 개발, 생산에 성공했다.
SK어스온은 이달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의 17/03 광구 내 LF 12-3 유전에서 원유 생산을 시작했다고 25일 밝혔다. 17/03 광구는 중국 선전시에서 약 300km 떨어졌는데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한다. 이곳에서 하루에 약 2만9,500배럴(석유 생산 정점 기준)의 원유를 생산하는데 이는 국내에서 쓰는 일일 석유 소비량의 1%를 넘는다.
SK어스온은 2015년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CNOOC(중국해양석유집단유한공사)와 광권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 민간기업 중에선 최초로 남중국해 해상 광구 사업에 뛰어들었다. 운영권을 확보한 후 지질조사, 물리탐사 등 기초 탐사 작업을 통해 3년 만인 2018년 탐사정 시추에서 원유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생산준비를 위한 유전평가, 생산시설 건설 등 개발 단계를 거치면서 마침내 원유 생산에 착수하게 됐다.
이번 사업은 독자적 운영권을 갖고 탐사 사업을 시작해 원유 발견, 개발, 생산까지 이어진 최초의 성공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 기업으로선 SK어스온 홀로 40년 동안 쌓아온 자체 기술력을 통해 모든 과정을 이끌었다. 생산된 원유에 대해 SK어스온은 39.2%, CNOOC는 60.8% 지분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 가장 가까운 지역인 중국 시장에 실어 나를 것으로 보인다. 원유 생산에서 자체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 에너지 안보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어스온은 원유 생산 단계에서부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설계 시점부터 발전기 배기 가스 폐열 재활용, 설비 전동화 등을 생산 시설에 도입했다. 아울러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추진 선박 도입, 신재생에너지 동력 사용 등도 검토하면서 이산화탄소 저감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명성 SK어스온 사장은 "1983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든 후 40년 동안 쌓아 온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유 생산에 성공했다"며 "석유개발 사업과 함께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해 탄소 중립과 성장이라는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