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이 기술 유출과 관련한 신종 범죄 수법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국제형사기구(인터폴) 보라색 수배(퍼플 노티스)를 발령했다. 기술 유출 사건에서 보라색 수배서가 나온 세계 첫 사례다.
경찰청은 최근 국내 기업의 핵심 기술 유출 사건에서 발생한 신종 수법을 공유할 목적으로 인터폴의 보라색 수배서를 발부, 195개 인터폴 회원국과 수배서를 공유했다고 24일 밝혔다.
보라색 수배서는 인터폴에서 발부하는 8가지 수배서 중 하나인데, 회원국 간에 새로운 범죄 수법을 공유해 비슷한 초국경 범죄를 예방할 목적으로 쓰인다. 범죄의 △수법 △과정 △목적 △(사용된) 기구나 장치 △은신처 등에서 새로운 내용이 있으면 발령된다. 2011년부터 발부된 보라색 수배서 1,240여 건 중 한국이 신청해 발부된 것은 총 18건인데, 범죄 유형을 보면 △마약 8건 △전화금융사기 3건 △해상납치 3건 △특수절도 1건 △총기 제조 1건 △밀입국 1건 △문화재 밀반출 1건이다.
이번 건은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의 협력업체에서 국가 핵심기술이 유출된 사건이다. 통상 기업이 해외 업체에 설비를 매각하기 전엔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설비 내 공정 정보를 모두 삭제하는데, 피의자들은 운영체제 시스템 폴더 속 파일은 삭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악용해 국가 핵심기술을 해당 폴더에 숨겨 유출을 시도했다. 인터폴에서 기술유출 범죄를 내용으로 한 보라색 수배서를 발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