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심 재개발을 억눌렀던 전임 박원순 시장을 비판하며 서울 시내 재개발ㆍ재건축 확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저출산 문제 대책으로 이민 확대를 제안하고, 한국 페미니즘은 다소 과격하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예일대 맥밀런 국제학연구소에서 '약자와 동행하는 글로벌 도시 서울'을 주제로 특별 강연에 나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학생ㆍ교수 등 2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특강은 예일대 동아시아학회 초청으로 마련됐다. 1998년 예일대 법학대학원 객원교수로 활동했던 오 시장의 방문은 25년 만이다.
오 시장은 특강에서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서울런' △'안심소득' △저소득ㆍ노숙자 대상 '희망의 인문학' 등을 서울시 주요 정책으로 소개하면서 "우수 정책이 35개국 61개 도시에 공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국내 사회ㆍ정치 현안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부동산 가격 관리 방안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오 시장은 "지난 10년간 안티 재개발ㆍ재건축 정책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했다"며 "서울에 더 이상 빈 공간이 없는 만큼 오래된 것을 허물고, 더 많은 집을 짓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답변했다.
안심소득과 대중교통 정책 등 복지 철학이 보편적 복지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10년 전 시장을 그만둔 것은 주민투표에서 졌기 때문"이라며 "당시 부자에게 줄 돈이 있으면 가난한 사람 학비도 도와주자는 입장이었고, 그 철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 대책으로는 교육 복지와 이민 확대를 대안으로 꼽았다. 오 시장은 "정부와 서울시가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민이 다른 해법이 될 수 있다"며 "동남아 학생들이 한국으로 많이 오고 있고, 그들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 2년 후에 많은 한국인들이 이민을 통한 해법에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젠더 문제에는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국내 페미니즘 문화에는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그는 "보수당에 속해 있지만 여성전용 주차장 등 많은 여성 정책을 추진했다"며 "성소수자의 인권과 성적 취향을 존중하고 불편함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게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는 아직 보수적이라 조심스럽다"고 했다.
"양성평등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느냐"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학생의 질문엔 "과거엔 여성이 다음 요직에 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균형을 맞출 수 있었는데 최근엔 고위급 여성이 많아지고 있다"며 "10년 뒤면 실질적 평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또 "본능적으론 여성의 편이지만 한국의 페미니즘은 과격하다고 생각한다"며 "역사적으로 남성 우위 사회였기에, 그 반작용으로 공격적인 페미니스트들이 생겨났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한편 오 시장은 특강에 앞서 피터 샐러비 예일대 총장과 면담했다. 오 시장은 서민과 중산층 가정 학생들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예일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장학금 등 지원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환담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