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사랑 한도초과'...포스트 말론, 블랙핑크 티셔츠 입고 "사랑해, 코리아" [종합]

입력
2023.09.23 20:59
포스트 말론, 23일 일산 킨텍스서 첫 내한 공연 개최

역시는 역시였다. 팝스타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3만여 한국 팬들과 첫 내한 공연을 뜨겁게 달궜다. 손하트부터 한국어 인사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진 팬서비스의 향연과 폭발적인 에너지로 가득 채운 무대는 그의 내한을 손꼽아 기다려 온 한국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포스트 말론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내한 공연 '포스트 말론 라이브 인 서울(Post Malone Live in Seoul)'을 개최했다.

포스트 말론은 2015년 데뷔 싱글 '화이트 아이버슨(White Iverson)'으로 빌보드 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데자부(Deja Vu)' '록스타(rockstar)' '싸이코(Psycho)' '베러 나우(Better Now)' '써클스(Circles)' '선플라워(Sunflower)' 등 글로벌 히트곡으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며 팬덤을 키웠다.

이 가운데 포스트 말론의 '이프 욜 워런트 히어, 아이드 비 크라잉(If Y'All Weren't Here, I'd Be Crying)'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포스트 말론이 데뷔 8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내한 공연으로 개최 전부터 국내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치열한 티켓팅 전쟁 속 이번 내한 공연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첫 내한 공연, 서울 아닌 고양서 개최한 이유

포스트 말론의 내한 공연은 유명 팝스타들의 내한 공연 가운데 이례적으로 서울이 아닌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킨텍스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의 예상 관객 수는 약 3만 명으로, 서울 내 이같은 규모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 주경기장은 리모델링, 고척 스카이돔은 프로야구 경기 일정 때문에 대관이 불가했던 탓에 포스트 말론은 서울이 아닌 경기권 공연장에서 팬들을 만나게 됐다.

포스트 말론은 3만여 명에 달하는 관객을 수용하기 위해 킨텍스 2개 홀을 합쳐 공연장을 꾸렸다. 공연 목적이 아닌 전시가 주 목적인 탓에 일반적인 공연장과 달리 단차가 없는 평평한 구조인 킨텍스의 상황적 제약은 계단식 가변좌석 설치로 해소했으며, 공연 음향에 대한 우려는 리버브 타임 리덕션 기술 도입·흡음재 보강 등으로 대비했다.

실제로 이날 공연장은 별도의 단차 없이 평평하게 펼쳐진 대규모 스탠딩석과 공연장 각 벽면에 위치한 지정석으로 채워졌다. 스탠딩석이 공연장의 2/3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넓은 탓에 뒤쪽에 위치한 팬들의 경우 무대까지 시야가 꽤나 멀었지만, 무대의 단차를 높게 설치한 덕분에 비교적 자유로운 관람이 가능했다. 다만 공간적 제약 탓에 계단식 가변좌석으로 이루어진 지정석의 경우 관객 간의 간격이 다소 좁아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감사합니다! 짠!" 한국어 인사→블랙핑크 티셔츠...놀라운 韓 사랑

이날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한 포스트 말론은 자신의 히트곡 '베러 나우(Better Now)'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포스트 말론의 등장을 손꼽아 기다리던 팬들은 어두운 공연장을 휴대폰 플래시로 가득 채우며 '떼창'으로 화답했다. 국내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포스트 말론은 무대 중간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기도 했다. 특히 이날 포스트 말론은 블랙핑크(Black Pink)의 얼굴이 프린팅 된 굿즈 티셔츠를 입고 무대를 펼쳐 이목을 집중시켰다.

'와우(Wow.)'무대까지 마친 포스트 말론은 양손으로 손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과 교감을 나눴다. 그는 "안녕하세요, 여러분"이라며 한국어로 인사를 건넨 뒤 자신이 들고 있는 컵을 올려들며 "짠"이라고 외쳐 팬들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어 포스트 말론은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에 올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이번이 저의 첫 내한 공연이다. 여러분들은 정말 멋지다"라고 덧붙여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이날 포스트 말론은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 기타·드럼 등 강렬한 밴드 사운드와 함께 풍성한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굵직한 히트곡과 지난 7월 발매한 새 정규 앨범의 신곡까지 총망라한 세트리스트도 일품이었다. 그는 '싸이코(Psycho)' '굿바이즈(Goodbyes)' '할리우드 드림스(Hollywood Dreams)' '모닝(Mourning)' '아이 라이크 유(I Like You)' '존스타운(Jonestown)' '테이크 왓 유 원트(Take What You Want)' '오버 나우(Over Now)' '락스타(rockstar)' '필링 휘트니(Feeling Whitney)' '스테이(Stay)' '오버드라이브(Overdrive)' '아이 펄 아파트(I Fall Apart)' '랩드 어라운드 유어 핑거(Wrapped Around Your Finger)' '써클스(Circles)' '캔디 페인트(Candy Paint)' '투 영(Too Young)' '화이트 아이버슨(White Iverson)' '콩그레추레이션스(Congratulations)' 등 자신의 음악 세계를 총망라한 세트리스트로 공연의 열기를 달궜다. 무대 중간 중간 절규하듯 바닥을 구르고 무릎을 꿇은 채 노래를 하는 포스트 말론의 모습에서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매 무대를 마친 뒤 "감사합니다. 땡큐"라며 팬들의 환호에 화답하는가 하면, 공연장을 찾아준 팬들을 위한 감사를 전하며 손하트까지 잇따라 선보이며 뜨거운 팬서비스를 이어갔다. '오버 나우' '락스타' 무대 중에는 상의를 탈의하며 강렬한 샤우팅으로 열기를 달궜다. 또 쉴 틈 없이 이어진 무대에 땀을 흘리던 포스트 말론은 "맥주 주세요, 제발"이라며 위트 있게 맥주를 요청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무대 중간 그는 자신을 위해 갓 선물을 준비해 온 팬을 무대 위로 불러 직접 갓을 쓰고 팬의 티셔츠에 싸인을 해주는 깜짝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포스트 말론은 해당 팬의 즉석 기타 연주에 맞춰 라이브를 선보여 팬들의 부러움 섞인 환호를 이끌어냈다.

본 공연 말미 포스트 말론은 한국어로 "많이 많이 많이 많이 사랑해"라고 말하며 공연 내내 아낌없는 함성과 떼창을 보여준 한국 팬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콩그레추레이션'으로 본 공연을 마무리 한 그는 "감사합니다, 코리아. 사랑해"라고 외치며 첫 내한 공연의 열기를 만끽했다.

이날 약 90여분 간 뜨거운 공연을 펼친 포스트 말론은 '브로큰 위스키 글래스(Broken Whiskey Glass)'와 '선플라워(Sunflower)' '케미컬(Chemical)'로 앙코르 무대까지 꽉 채운 첫 내한 공연을 마무리했다.

홍혜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