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탈표 29명 왜?...안민석 "가결파의 차도살인"

입력
2023.09.22 09:32
친명 "비명 의원들, 총선 전 체제 전환 노려"
비명 "불체포특권 포기 국민 약속 지켜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최소 29명의 당내 이탈표가 발생한 데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표결 전날 이 대표의 '부결 호소'가 역풍을 불러왔다는 해석과 비이재명(비명)계가 내년 총선을 겨냥해 이 대표 체제를 바꾸려고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친이재명(친명)계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탈표 발생에 대해 "표결 전날부터 가결파 쪽에서 조직적인 움직임이 포착됐다"면서 "리더 격 되는 분들이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면서 표 단속을 하고, 소위 말하는 표 카운팅을 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 시간부터 친명, 비명은 없고 부결파와 가결파라고 구분하고 싶다"면서 "어제 상황은 가결파의 '차도살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도살인이라는 게 남의 칼을 빌려서 사람을 죽이는 것. 국민의힘을 빌려서 대표를 제거하겠다는 차도살인의 본질을 띠고 있다"면서 "해당행위를 넘어서 정치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비명계가 오는 총선을 앞두고 체제 전환을 노렸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재명 체제로 다음 총선을 치를 것인가'에 대해 이른바 비명 의원들의 생각이 안 바뀐 것"이라며 "어찌 보면 '이번이 체제를 한번 바꿔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이런 표심이 이렇게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명계 중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부결 호소'가 표결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불과 3개월 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 대표 스스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해 놓고 이를 뒤엎으면서 실망한 의원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가결을) 100% 전망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지만, 이 대표의 장기 단식으로 동정론이 확산돼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건 너무 잘못 짚은 것 같다"면서 "당내 분위기는 여전히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되지 않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가) SNS에 부결을 호소하면서 단식의 의미도 상당히 변질됐고 소구력도 떨어졌다"며 표결에 결정적인 영향은 아니어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