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 휴일 제도가 주변 상권 매출을 높이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대형마트가 쉬면 주변 상권 매출이 소폭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서울 시내 대형마트 66곳 반경 1~3㎞ 이내 상권을 대상으로 4년치(2019~2022년) 일별 카드 매출액과 통신사 유동인구 빅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마트가 휴업한 일요일에 주변 생활밀접업종 매출액은 마트가 정상 영업한 일요일과 비교해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인구는 0.9% 줄어드는 데 그쳤다. 대형마트 휴업과 주변 상권 매출은 사실상 무관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결과다.
대형마트가 의무적으로 쉬면 마트 주변의 자영업자 매출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대형마트 휴업으로 반사 이익을 본 곳은 온라인 유통업이었다. 마트 휴업 일요일의 온라인 유통업 매출액은 마트 영업 일요일에 비해 13.3% 증가했다. 심지어 마트가 휴업한 직후 월요일에도 19.1%나 올랐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소비 패턴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형마트 매출액도 팬데믹 이후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까지도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6월 일평균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9년 6,644만 원, 2020년 5,634만 원, 2021년 5,400만 원, 2022년 5,220만 원으로 매년 줄어들었다.
주철수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대형마트 의무 휴업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 분석을 토대로, 대형마트 주변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맞춤형 지원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는 대형마트 영업으로 인해 실질적 영향을 받는 전통시장 매출 분석은 빠져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측은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연구”라며 “전통시장은 전용 상품권과 현금 거래가 많아, 카드 매출액을 기준으로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